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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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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기획이 취임한 후 외자도입 「붐」을 냉각시키기 위해 시행한 외자도입 합리화 방안이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말썽.
이 합리화 방안은 전체 차관액의 3%를 실수요자가 자기 자금에 의한 외환증서매입으로 충당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최근 두 차례에 1천여만불의 중장비차관을 도입한 5개 고속도로 건설업자들에게만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
기획원 실무자들은 『우리소관이 아니라』고 재무부 측에 떠넘기면서 『괴롭다』고 말할 뿐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이규정은 실수요자의 재력을 가름하는 핵심조항인데 경제 각의서 의결된 것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으니 『어딘가 잘못 돼있다.』고 들 쑤군쑤군….
○…올해 쌀값 진폭 20%를 두고 농협이 30%선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 (68년도농협관측)하자 김농림장관은17.2%로 축소시키는데 자신이 있다고 즉각 응수하여 화제.
이 「30%대 17.2%의 대극」은 농림장관기자회견석상에서 김농림과 신농협회장의 설전으로까지 번져 「농업관측 30%진폭 예측을 한 사실이 없지요』라는 김농림의 「펀치」(?) 에 신회장은 모기소리만큼이나 작은 입안의 소리로 『네』하고 말해 싱겁게 일단락.
이래서 김농림대신 농협의 대전은 1회 1초의 기적적인 KO로 김농림의 승리로 판정이 났지만 패자인 신농협은 어쩐지 억울하다는 표정-.
○…한국세관은 까다롭다는 평가와는 달이 올해 들어 금괴밀수 사건 같은 큼지막한 사건이 터지자 재무부 당국자도 어지간히 골치가 아픈 듯.
세관행정의 근대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강조한 관계자는 『일은 다섯 배가 늘었는데 인원은 두 배는 늘지 않았다』고 푸념.
『누가 한국세관 불친절하다고 합니까? 많은 업무량을 맡아 애쓰는 수고를 알아주어야 합니다』라고.
그래도 한국세관이 불친절한 것은 사실이니, 그 흔한 「친절강조주간」이라도 한번 시행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국내외의 관심을 모았던 북양진출 문제가 가일 김재식 수산청장이 요청한 기자회견에서 삼양수산 단독 출어로 낙찰되자 수산청내 관계당국자들은 열병을 앓고 난 뒤처럼 맥이 풀렸다.
수산층은 샴양수산과 신흥냉동이 독항선과 모선을 각각 내어 국제경쟁규모의 공동 선단을 만들어 내보내기로 업자들을 달래오다 3, 4일전 고위층으로부터 배양출어를 빨리 시키라는 호통을 받고 전격적으로 이 같이 결정해 버렸다는 것.
공동선단을 보내도 채산을 맞출 수 있다고 장담해오던 김수산청장이 이날 회견에서는 『경제성이 희박하면 국위선양을 못하더라도 북양진출은 안될말이니, 삼양 단독 출어가 경제성위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는데 이번의 북양출어 뒤엔 어지간히 뒷말이 많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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