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환시장 개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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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지난달 하순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두차례 이상 비공개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약 6천8백억엔 규모의 달러를 매입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산 것은 지난해 6월 28일(5천46억엔) 이후 7개월 만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1월 중 자금수요실적'을 보면 정부.일은이 달러당 1백17엔대로 올라갔던 지난달 24일과 27일께 개입했다"며 "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긴 '이면개입'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재무성 관계자는 "이라크 정세가 긴박해지고 미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방어 차원에서 개입했다"며 "개입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입 사실을 숨겼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개입으로 지난달 27일 이후 엔화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개입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상이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시정할 조치를 취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기 때문에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재무성.일은이 또 시장개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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