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우군 사건의 교훈|“남의 일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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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춘우군의 죽음은 가정에 큰 충격을 일으키고 있다. 너무도 끔찍한 수법, 너무도 무책임한 방관, 순천 이상범군 유괴살해 사건에 잇달아 일어난 사회 무방비 등 이 사건을 두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된다는 소리가 높다. 각계의 반향을 들어본다.

<설문>
(1)춘우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던 헛점은?
(2)운전사가 보고도 고발하지 않은 방관에 대하여
(3)춘우군 사건의 사회적 책임
(4)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운전사가 괘씸하다>김인옥씨
(1)유괴사건만은 남의 일로 생각해서 안 된다. 이웃끼리 또 학교와 부모가 서로 협조해서 유괴범들의 감언이설에 어린이들이 속지 않도록 평소 교육을 잘 시켜두어야겠다.
(2)이 운전사가 유괴범들보다 더욱 괘씸하다. 세상에 그럴 수가 있느냐? 방관한 운전사도 유괴범 못지 않게 엄벌에 처해야겠다.
(3)아무리 돈이 소중하지만 어찌 천진한 어린이의 생명을 돈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땅에 떨어진 도의심과 잔인성이 몸서리친다.
(4)첫째 어린이는 절대로 혼자 바깥에 내보내서는 안되겠다. 범인을 탓하기 전에 사회전체가 자위를 위해 총무장 해야겠고 범인을 극형에 처해야겠다. (주부)

<어린이 보기가 미안>박화성씨
(1)가난이란 문제를 비롯하여 근본적인 문젯점이 많지만 비근한 것으로 인간관계에 한 원인이 있겠다. 월급 6천원을 받기로 하고 3천원밖에 받지 못한 것, 밀린 것, 달라다 실패한 것 등 원한의 감정이 싹트게 한 것이 원인이 안되었을까.
(2)범인들이 가장 나쁘지만 그 사람이 더 밉살스럽다. 몸부림 쳤다는데 눈치를 못 챘을까. 사건에 말려 들어갈까 조금은 걱정되었겠지만 이런 경우 민주시민으로서 서슴없이 작은 나를 버렸어야 한다.
(3)이 사건은 춘우군 집안만의 일이 아니다. 사회전반의 일이며, 사회가 자기 집의 일로 알아야 할 것이다. 수사의 「미스」는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이 사건 후 어린이들을 보기에 미안스러울 지경이다.
(4)우선 생명이 귀한 줄 아는 풍조를 키워야겠다. 내 생명을 가볍게 버리는 생각, 남의 목숨을 가볍게 생각하는 이 생각을 뿌리뽑아야한다. 이것은 법의 존엄성이 살아있다고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가)

<유괴에 사전교육을>김기서씨
(1)평소 어린이를 가진 가정이나 학교에서 유괴범들에 대한 사전교육이 부족했던 것 같다. 어린이들에겐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낯모르는 사람의 달콤한 얘기에 속아 따라가는 일이 없도록 더한층 세심한 주의와 사전교육이 아쉽다.
(2)분개할 일이다. 처음은 몰랐을 지 몰라도 나중엔 충분히 짐작했을 일인데 끝내 신고 않았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해야겠다. 국민의 고발정신이 아쉽다.
(3)돈 때문에 일어난 사건으로 보는데 아무리 돈이 귀중하다고 하지만 어린 생명까지 뺏을 잔인성이 성인들 몸에 배어 있다는 게 문제다.
(4)온 국민이 반성해볼 문제이다. 학교와 부모와 이웃이 평소 유괴범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서로 협조 보호 감시해야겠다. (서울교육대 부국 교장)

<고발 정신이 아쉽다>조평재씨
(1)완전히 타락되고 사회윤리도덕을 찾을 수 없는 사회풍조가 되어서 사람의 목숨과 돈을 동일시하는 사조가 젊은 세대에 성행되어 있기 때문이다.
(2)고발정신이 없는 것은 평소에 수사당국이 소홀했음은 물론, 우리 국민 전체도 고발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국민과 수사당국이 다같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줄 안다. 본 건 운전사의 경우는 다소 수상한 점이 있으므로 당국의 수사에 기대가 크다.
(3)젊은이의 욕구불만에서 오는 반항심이므로 이런 면을 보다 더 정신면에서 지도해야 할 줄 안다.
(4)우선 어린이들에게 철저한 교육을 시켜야 될 줄 안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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