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목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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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해남단의 사양의 항구 목포엔 요즘 6·8선거 열풍을 타고 세 가지 풍년이 한꺼번에 상륙, 도시를 온통 뒤흔들어 놓고있다. 공약풍년, 기공식풍년,「루머」풍년의 셋. 전 통신부장관 김병삼씨와 신민당의 「야무진 입」 김대중 의원이 1대 1로 맞선 이곳의 선거전은 그 규모·그 열도·대결 인물의 성격과 비중 등으로 보아 가위 6·8혈전의 압권.
「김대중 타도」의 기수로 뽑혀 김병삼씨가 공화당 지구당 위원장으로 취임한 지난 정초를 전후 목포에는 느닷없는 선심열풍이 몰아닥쳤다.
우선 총5천회선의 전신전화국이 신축되고 전화가 자동화한데 이어 도로포장 공사가 착수되고 외항선의 입항이 잦아지면서 『고위층의 뒷받침 약속을 받고 있다.』는 자기 PR까지 곁들여 있다. 「당선시켜주면…」 해주겠다는 약속은 영산강 개발에 의한 임해공업단지 건설에서부터 취직 청탁에 이르기까지 무려 7천건을 넘어섰다는 소문. 김씨는 그 가운데서 하수구 하나를 파도 꼭 기공식을 올리고 축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얘기.
크게는 비행장건설 기공식에서부터 신동의 샘 하나를 파는 공사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일 같이 기공식이 열렸다고. 그래선지 목포의 유권자들은 요즘「도시발전」과 「목포가 낳은 인물」의 두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중 이라는 얘기들이다. 무안출신으로 목포 북고국민학교와 목포상업을 나온 김대중씨는 토박이라는 지연과 「인기가 있다」는 것이 이점. 『고향을 버리고 여기서 출마한 바에야 비장한 각오가 선게 아니겠읍니까.』-에 따라 출신지인 진도에서 이른바 「정책지구」인 목포로 옮겨 온 것으로 알려진 예비역 육군소장인 김병삼씨는 이렇게 그의 필승의 결의를 다짐했는가 하면 2선의원인 김대중씨도 『지려야 질 수 없는 싸움』 이라고 자신만만.
『선거 「노이로제」의 은폐극이었다.』는 정도에서 잠잠해 졌던 김병삼씨 총격사건을 둘러싼 「루머」가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갖가지 억측으로 번져 꼬리를 무는가 하면 김대중씨와 국회 재경위원이라는 자리를 결부시켜 퍼지는 소문도 파다하다. 어쩌면 이곳 선거가 양측의 득표 촉각이 충돌하는 막바지에 가서 혼전으로 번질 조짐 같이도 보인다. <이억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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