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미스터 공정 … 새 인물” 도덕성 강조한 박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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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명함은 사람마다 다르다. 유일한 공통점은 서울 시 로고보다 더 크게 ‘희망서울’이라는 로고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만든 슬로건이다. 그런데 박 시장의 명함(사진)은 다른 공무원 명함과 또 다르다. 로고 대신 오른쪽 귀퉁이에 새 한 마리만 그려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어느 소속인지 파악하기도 어렵다. 박 시장은 “넓적부리도요새라는 멸종위기종”이라며 “정치인은 보통 명함에 자기 얼굴을 넣는데 이런 게 바로 품격이고 살아 있는 환경운동”이라고 말했다. “일관된 CI(Corporate Identity)가 중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모두가 똑같은 명함을 만들어 다닌다고 (시) 홍보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다양성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답했다.

 인터뷰 내내 박 시장은 도덕적 우월성을 내비쳤다. 스스로를 “미스터 공정”이라거나 “난 과거 인물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박 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한강변 재건축 확정 방안을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학자들과 오랜 논의 끝에 초안을 만들고 공청회를 했다”며 “과거처럼 주민이 몰려와 데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큰소리치려는 사람에게 주민 중 누가 조용히 하라고 할 정도로 다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또 “안 해도 될 일을 여의도·압구정 등 각 지구로 가서 설명회를 했다” 고 덧붙였다. 아파트 지역별로 열린 간담회는 서울시 요청으로 구청이 단지 대표를 모아놓고 진행했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병균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자치관리위원회장은 “아무리 얘기해도 우리 의사가 관철되지 않는다”며 “간담회 당시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서울 미래 100년 도시계획=서울시가 도시계획은 한 번 세우면 100년간 바꾸기 어렵다는 취지로 1일 발표한 큰 틀의 도시계획 방향. 개발과 정비 위주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을 기본 철학으로 삼겠다는 내용이다.

◆보행전용거리=서울시가 매월 셋째 일요일마다 운영하는 차 없는 거리. 광화문 삼거리~세종로 사거리 구간 세종문화회관 쪽 차도 550여m의 차량 운행을 통제하고 벼룩시장이나 나눔장터 등 이색장터와 다문화 민속공연을 진행한다. 시는 앞으로 강남대로, 돈화문로, 이태원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에서도 보행전용거리를 운영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서울시가 한국중소기업학회에 용역을 맡겨 지난달 8일 발표한 대형마트·기업형수퍼(SSM) 판매 제한 품목. 담배·소주·맥주·막걸리 등 기호식품 4종, 콩나물 등 채소 17종, 두부·계란 등 신선조리식품 9종, 갈치·고등어 등 수산물 7종 등 총 51개다. 시는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 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주부들은 장보기가 불편해진다고, 산지 농민은 판로가 막힌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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