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출국 전 미래부 장관 후보 추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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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호 02면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 후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장관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연구소 출신인 듯 … 청와대 “추천된 인물 많아 최종 인선 알 수 없어”

김 전 후보자의 오랜 지인이자 정치권 인사인 A씨는 9일 중앙SUNDAY 기자와 만나 “김 전 후보자가 박 대통령에게 다른 후보자를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역시 (김 전 후보자처럼) 벨연구소 출신으로 미국에서 오래 활동했던 박모씨”라고 말했다. 벨연구소에서 28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펠로(석학 회원)로 선정됐던 박용관(62)씨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박씨는 미 스탠퍼드대에서 석·박사를 딴 뒤 수십 년간 미국 생활을 했다. 이후 귀국해 2003년 광주광역시에서 광통신 송·수신기 모듈 기업을 세워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박씨의 한 지인은 “박씨와 김 후보자는 서로 아는 관계이나 박씨가 서강대 출신이어서 (후보 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미래부 장관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다룰 최순홍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역시 서강대 출신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여러 곳에서 장관 후보자를 다수 추천한 상태여서 최종 인선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후보자의 후임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구성될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하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한 상태다. 청와대는 현재 인사위원회에 준하는 회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박씨 외에도 윤종록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도 후보로 거론된다. 윤 교수는 벨연구소 특임연구원, KT 부사장을 거쳐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창의산업추진단,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그런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민화 KAIST 초빙교수, 서상기·민병주 새누리당 의원, 장순흥 KAIST 교수, 윤창번 전 하나로통신 대표도 거명된다. 이민화 교수는 벤처 1세대로 2011년 12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일 때 비대위원 영입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 서상기 의원은 공학 박사 출신으로 박 대통령도 활동했던 새누리당 이공계 의원 모임 회장이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을 지낸 민병주 의원은 당 국민행복추진위에서 활동했다. 또 미국에서 통신부품 벤처기업을 창업한 뒤 귀국해 자선사업가로 활동하는 스티브 김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 이병기 서울대 교수, 황창규 지식경제부 국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 윤종용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회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이석채 KT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장,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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