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자 회장 체제 1년 대교는 지금 변화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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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교육'으로 유명한 ㈜대교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1976년 창업 이래 매년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 온 데다 학습지 시장 부동의 1위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대교가 최근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정점에 연세대.명지대 총장을 지낸 송자(66.사진)회장이 있다.

"대교는 학습지 분야의 리딩기업입니다. 그러나 1천여개 회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능동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한 순간에 가라앉을 수도 있습니다."

창업주인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의 권유로 지난해 12월 '대교맨'이 된 宋회장이 지난 1년간 줄곧 강조해 온 것이 '변화'다. 지난 4월엔 맥킨지로부터 컨설팅도 받았다. 성공적 변화를 위해선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대교가 현재 6천5백억원 매출에서 2009년 4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회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역량이 있는 만큼 다양한 신규사업을 벌일 것도 권유했다.

宋회장은 이후 해외사업팀과 신규사업팀을 발족시켰다. 신규사업의 일환으로 지(知)캠프클래스.지(知)캠프아카데미라는 이름의 학원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출판사의 전집사업 부문도 인수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성과관리.인재육성 등 5개 분야의 태스크포스팀도 구성했다.

"교육사업은 특성상 대규모 자본이 필요치도 않고 사업에 대한 위험부담도 적지요. 그런 장점을 1백% 발휘해 수업료를 내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사업분야를 개척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세대 총장 시절(92~96년) "총장도 경영인"이라며 대학가에 새 바람을 몰고 왔던 宋회장이 교육시장에서도 새 바람을 일으킬 태세를 갖춘 것이다. 목표는 대교를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서비스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그와 함께 번 돈을 제대로 쓸 줄 아는 기업이 宋회장이 생각하는 '21세기 대교'다.

"기업은 이익 창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그렇게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할 때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완수될 것입니다."

대교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주도하는 아동 안전 캠페인 '세이프티 키즈 코리아' 프로그램에 경비 전액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폐아동은 세상 밖으로'란 슬로건 아래 국내 4만여명의 자폐증 아동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친다.

대교교육연구소도 곧 발족한다. 현재 대교에는 2백여명이 연구소를 꾸려가고 있지만 학습지 등 사업과 관련된 일이 대부분. 새로 설립되는 연구소는 교육 관련 데이타베이스 구축.연구 프로젝트 진행.리서치 등을 수행하는 한국 최고의 교육 전문 연구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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