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같은 PC방 속속 등장

중앙일보

입력

최근 PC방인 라이코스 스테이션 안양점을 찾은 김호경씨는 깜짝 놀랐다. 검은색의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거울로 된 벽면이 마치 호텔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어두컴컴한 조명에 담배 연기가 가득찬 기존 PC방과는 영 딴판이었다.

이용방법도 달랐다. 입구의 개인 사물함에 무료로 짐을 보관하고, 원하는 시간만큼 선불카드를 충전하면 커플존.게임존.레이디존.DVD존 등의 다양한 공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음료수가 마시고 싶어 화면의 메뉴를 클릭하면 직원이 자리까지 음료수를 가져다 준다. PC방 가운데 있는 카페에서는 간단한 요기도 할 수 있다. 요금은 시간당 1천5백원으로 다른 PC방(1천원)보다 비싼 편이지만 마치 카페에 온듯한 쾌적한 환경에 김씨는 만족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특화된 서비스를 앞세운 명품 PC방이 등장하고 있다. PC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렴한 가격보다 색다른 고급 서비스로 전략을 바꾼 체인점들이 늘고 있는 것.

PC방과 카페를 결합한 신개념 PC방 '라이코스 스테이션TIC'(사진)를 운영하고 있는 지앤아이엔터프라이즈의 안병걸 사장은 "이제는 평범한 시설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색다른 분위기 연출과 서비스로 신세대층을 공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리아는 사이버멀티게임장.사이버증권방.영상채팅방 등으로 구분한 '맞춤 PC방'을 도입하고, 칸막이가 설치돼 있는 '개인룸'도 마련했다. 예카스테이션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의자를 구비하고, 인터넷영화 전용 상영관을 따로 뒀다.

이밖에 인터우드는 나무 장식재를 소재로 한 고급 인테리어를 사용했고, 넷츠플레이는 중고생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끼리는 여성과 커플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고, TNT존은 PC방내 휴게실과 '테이크 아웃 바'를 설치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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