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석의그린세상] Q스쿨의 빛과 그림자

중앙일보

입력

이선희(27·친카라 캐피탈)가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10월13일)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제니 박(29)과 캔디 쿵(타이완)을 누르고 내년도 풀시드를 획득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던 제1회 여자 월드컵 골프대회에 박소영과 함께 한국대표로 출전했던 이선희는 이국적인 마스크가 싱가포르 금융회사에 눈에 뛰어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이선희는 든든한 스폰서십으로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데이빗 레드베터 골프 아카데미로 날아와 하계훈련을 받고 있는 중 본국 대회가 줄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떨결(?)에 Q스쿨에 도전, 내년 LPGA투어 입문이라는 경사를 맞게 된 것이다.
 
UCLA 졸업후 2년연속 조건부 시드로 투어에 입문한 제니 박은 아쉽게 풀시드를 받는데는 실패했지만 대기 1번의 자격을 얻었다. 대회마다 보통 1~2명의 결원이 생기는 투어환경을 감안한다면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이 가능, 지난 2년보다 업그레이드 된 경기를 펼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Q스쿨의 높은 벽’을 실감한 한인선수들도 많다.비록 고아라, 여민선, 권오연 등이 조건부시드를 받았지만 내년시즌 투어 축소로 출전 기회가 올해보다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그나마 이들은 투어에 진출하거나 잔류하는 기회를 가졌지만 강수연(25·아스트라), 김주연(19·고려대) 등은 그런 기회마저 잃고 내년을 기약해야만 한다.
 
김주연은 지난해 Q스쿨 도중, 손목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올해 퓨처스투어로 입문했다. 김은 상금랭킹 3위까지 주어지는 LPGA 직행 티킷을 잡는데 200여달러차이로 실패, 이번 Q스쿨에 나섰지만 컷오프 탈락했다.
 
‘필드의 패션모델’로 불리는 강수연(올시즌 조건부시드)도 4번째 도전한 Q스쿨에서 다시한번 낙방했다.특히 98년, 99년 2년연속 Q스쿨 탈락이후 심기일전, 2000년 아시아 서킷투어 3연승에 이어 올시즌 한국여자 오픈 우승 등 본국 상금랭킹 1위에 오르며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강수연의 좌절은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LPGA투어 입문에 쓴 맛을 본 한인선수들이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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