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한국」50년의 금자탑|김기수-세계「타이틀」쟁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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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기수 선수는 우리 나라 「프로·복싱」사상 최초로 세계 「챔피언」의 영광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25일 밤 집중폭우가 장충체육관「돔」을 내리 때리는 가운데 열린 「프로·복싱」세계「주니어·미들」급 선수권 쟁탈 15회전 경기에서 한국의 김기수(28) 선수는 이태리의 「챔피언」「니노·벤베뉘티」(28) 선수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한국권투사상 50년만에 제4대째인 새로운 「챔피언」으로 탄생했다.
전승을 자랑하던 「벤베뉘티」 선수는 「아마」「프로」를 통하여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되었으며 (「프로」로 전향 후 67전66승1패) 김기수 선수는 「아마」때 그에게 단 한번 졌던 패배(「로마·올림픽」대회 때)를 서울에서 설욕, 「프로」전향 후 37전35승2무승부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열전 15회전이 끝나고 승패가 가려지는 숨막히는 긴장된 순간 「링·아나운서」가 「저지·페이퍼」를 들고 「레퍼리」 74-68, 「저지」(정) 72-69로 김기수의 승리를 선언하자 체육관을 메운 8천 관중의 환호는 하늘을 찌를 듯 그칠 줄 몰랐다. 이태리「저지」(기라르디)만이 72-68로 「벤베뉘티」에게 점수를 주어 결국 2대1로 김기수의 판정승. 김기수 선수는 처음 뛰는 15회전이었으나 시종 침착하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벤베뉘티」의 「미스·펀치」를 유발케 하여 근소한 차이지만 예상을 뒤엎고 세계정상에 올랐다.

<국민성원 덕택이다>
▲김기수=지금까지의 「복서」생활 중 가장 기쁘다.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여 앞으로는 세계 선수권자로서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


▲벤베뉘티=이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의외의 판정이다. 김 선수에게 「라이트」를 집중시키지 못한게 잘못이나 경기도중에 「로프」가 처져 규칙이상의 휴식을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번 「게임」의 무효를 WBA(세계「프로·복싱」연맹)에 제소하겠다.

<제소란 상식이하>
▲박순철 동양권투연맹사무국장은 26일 「벤베뉘티」의 대전판정이 엉터리라는 주장을 일소에 붙였으며 26일 「아무루찌」(벤베뉘티의 매니저)씨가 OBF에 나와 WBA에 제소하는 공문서에 「사인」을 요구해 왔으나 상식이하의 일이기 때문에 거부했다.


▲세계권투협회(WBA)회장 「제임즈·데스킨」씨는 어떤 호소나 항의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벤베뉘티」에 어떤 항의의사가 있다면 먼저 동양권투연맹에 그 항의를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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