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행보 보이던 삼성전자 · 마이크론사 주가 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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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비슷한 행보를 보이던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최근 따로 놀고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외국인 지분율도 사상 최고치인 58%를 넘어섰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주가의 체온계였다. 외국인들은 마이크론 주가가 오르면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내리면 내다 팔았다.

그러나 9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독자 행보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주가가 밀려도 하락폭이 작고 오를 때는 마이크론을 압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사업구조와.수익성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더 이상 마이크론과 같은 단순한 반도체 회사로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7~9월) 반도체 부문의 적자(3천8백억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1백82억원의 영업이익과 4천2백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면 마이크론은 지난 3분기(6~8월)에 1조2천7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실적 명암은 사업구조에서 갈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통신.가전의 호조로 벌충했지만 반도체만 만드는 마이크론은 반도체 불황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양사의 제무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 가운데 반도체 비중은 30%선인 반면 마이크론의 반도체 의존도는 90%를 웃돌고 있다.

반도체에서도 삼성전자는 마이크론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주력제품이 범용제품에 편중돼 있지만 삼성전자는 램버스D램 등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은 세계 처음으로 3백㎜(12인치)웨이퍼를 이용한 반도체 양산체제로 전환하고 2005년까지 인텔에 이어 반도체업계 2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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