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의 오묘한 아름다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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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호 25면

사진 데이지 엔터테인먼트

매일 밤 오래된 작은 극장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이곳을 찾은 소년과 소녀에게 한 중년 남자가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이들은 중세시대 늑대인간, 티베트의 연인, 아스텍의 괴물 등이 나오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들만의 동화세계를 창조해 나간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 ‘키리쿠와 마녀’ ‘아주르와 아스마르’와 프랑스 감독 미셸 오슬로라는 이름들을 기억한다면 ‘밤의 이야기’를 신년 문화생활 리스트에서 빼놓기 어렵다. 올해로 70세가 된 노감독은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 수상 등의 경력을 지닌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대가. 실루엣 애니메이션은 그림자 인형극 개념을 스크린에 옮긴 것으로 역광을 이용한 그림자로 인물을 표현하는 장르다. “이집트 고대미술처럼 표현을 간소화해 궁극의 아름다움을 얻는다”는 오슬로의 설명처럼 빛과 그림자만으로도 얼마나 풍성한 표정과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개봉 한 달여 만에 관객 1만 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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