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대한상의 · 중앙일보 주최 제 8회 기업혁신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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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의 변화 의지, 이에 대한 종업원의 자발적 참여의식, 과감한 권한 이양과 아웃소싱….

불황 속에서 경영혁신에 성공한 업체들에는 이런 공통점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8회 기업혁신대상의 수상업체들을 보면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에서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한마음이 돼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대한상의와 본사가 역시 공동 주최한 '새천년 새기업상' 행사를 겸해 25일 열린 기업혁신대상 시상식에서는 LG전자 청주사업장과 삼남석유화학이 각각 대기업.중소기업 부문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4개 대기업과 5개 중소기업이 상을 받았다.

1993년 시작한 기업혁신대상은 민간 행사로는 드물게 대통령상을 제정한 권위있는 기업포상 행사다.

LG전자는 'IMS'라는 경영혁신 운동으로 비디오 테이프 등 사양 품목을 중국산 파고에도 불구하고 수익사업으로 일군 점 등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삼양사 관계회사인 삼남석유화학은 'A-TOP' 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지난해 매출을 1.5배로 늘리고 이익을 90배로 키우는 실적을 올렸다.

박내회 심사위원장(서강대 경영대학원 교수)은 수상기업의 경영혁신 흐름을 크게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지도력▶종업원이 스스로 참여하는 분위기▶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개혁 성과의 가시화로 요약했다.

LG전자의 청주사업장 노조 사무실에는 투쟁 구호 대신 원가절감.생산성 향상 같은 표어가 붙어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의 정당한 권익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히 하겠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무리한 복지 요구는 삼가자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서울대 교수는 "경영진의 의지가 말단 구석구석까지 스며들려면 회사의 방침과 경영현황에 대한 정보를 전 임직원이 공유하는 투명성 시스템이 전제되고 또 자발적 참여에 대한 보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영진닷컴의 경우 출판사이면서도 벤처기업과 같은 권한 이양을 통해 지난해 무려 4백여권의 정보통신기술(IT) 관련 서적을 냈다.하루에 한권 꼴로 책을 낸 셈이다.

심사를 맡은 백원장 인텍크텔레콤 대표는 "관리 인력을 최소화하는 대신 서적의 기획 담당자들에게 소사장 같은 독립성과 인센티브를 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매출은 1997년 72억원에서 지난해 3백94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안복현 제일모직 대표의 '열린 경영'은 이미 꽤 알려진 사실. 지난 3년간 임직원들에게 50번 넘게 e-메일을 보내 회사의 경영상황과 비전을 수시로 알렸다. 올해부터는 임직원 칭찬릴레이를 제안해 사기를 높이고 있다.

경영혁신 운동이 형식에 너무 얽매인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위원장은 "일부 기업들은 전사적 자원관리(ERP)다, 품질관리(TPM)다 하는 외양에 얽매여 성과보다 혁신운동 자체에 골몰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령 한 회사의 경우 투자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공정을 종업원 제안을 독려해 미봉하려는 행태가 엿보였다는 것.

홍승일 기자 hongsi@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 수상업체 명단

▶대기업

-대통령상 : LG전자
-국무총리상 : 유한양행.제일모직
-산업자원부장관상 : 남해화학

▶중소기업
-대통령상 : 삼남석유화학
-국무총리상 : 웅진코웨이 은성문화
-산업자원부장관상 : 영진닷컴 소프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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