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 실속형 '무전여행' 인기

중앙일보

입력

1970~80년대 소설이나 영화 속 낭만으로만 여겨지던 국내 무전(無錢)여행이 인터넷 시대에도 살아 있다. 하지만 배낭만 둘러메고 무작정 떠나던 옛날 방식이 아니다. 전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쏙쏙 챙기는 실속형이 생겨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무전여행 전문 인터넷 사이트는 '길벗'(http://www.gilbut.net)을 비롯해 '해피투어 커뮤니케이션'(http://www.gohappytour.com),'용기만 품고 여행을'(http://cafe.daum.net/seaskymt) 등이다.

◇ 무료숙박.카풀 연결=무료 숙박 제공자와 여행객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길벗'사이트 운영자는 "무료로 민박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무전여행 경험자"라며 "여행할 때 가장 고민되는 숙박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전 여행객들에게 카풀을 안내해주는 사이트도 반응이 좋다.

◇ 무전여행 노하우 소개=무료 숙박이나 카풀 내용을 여행 구간 내내 확보하긴 어렵다.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무전여행 경험담에는 '나만의 노하우'가 녹아 있다.

지난 9월 한달간 서울에서 경주까지 무전여행한 권혁민(21.대학생.경북 안동시 태화동)씨는 "무작정 손을 든다고 지나가는 차를 세워주진 않는다"며 "신호등에 멈춰선 차에 다가가 학생증 등을 보여주며 부탁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설명했다.

또 잠자리는 주로 교회나 대학내 동아리 건물 등에서 해결한다. 총학생회에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잠자리를 마련해 준다는 것.

◇ 무전여행 누가 하나='길벗'에서 올해 초 회원 1백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무전여행객은 20~24세(47.3%)가 가장 많았다.

다음이 25~29세(33%), 30~34세(8.9%)순이었다. 무전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서'와 '군복무를 앞둔 추억 만들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백성호 기자

▷ 한주의 인기 기사 보기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