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유료 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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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못된 임금 길 세까지 받았다』라는 옛말은 백성을 괴롭히는 권력자의 횡포를 묘사한 말이다.
그러나 유료 도로가 교통의 발달을 촉진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런 사고 방식은 박물관에 들어가야 한다.
제2차 대전 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자동차의 수는 이제 8천만대를 돌파하게 되었다는 이 나라에서 폭주하는 교통량을 완화하는 방도로 고속도로의 건설이 뒤따랐다.
주 정부가 공채를 발행해서 건설된 것도 있고 사회가 투자하여 건설한 것도 있다. 이러한 건설 자금을 10년 또는 20년 동안 상환하는 수단으로 통화하는 차량으로부터 25「센트」또는 50「센트」씩 받는다.
이것이 「턴·파이크」또는 「톨·웨이」라고 불리는 유료 도로이다. 사행 통로가 오고가는 이 운동장같이 넓은 고속도로 위로 시속 65「마일」 또는 80「마일」씩 질주하는 자동차들은 약간 돈을 쓰고 시간을 벌 수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지름길 덕분에 휘발유 값을 절약할 수도 있다.
수익자 부담의 원칙은 미국인들의 생활 철학이다. 소박하게 말하여 「공짜가 없는 세상」이다. 우리의 「공짜가 없는 세상」은 합리성과 생산성을 생각 밖에 두고 다만 야속한 세정만 표현하는 듯. 그들의 수익자 부담의 사고 방식은 불필요한 활동을 제한하고 사회적인 생산성의 증진을 촉진한다는 어느 경제학자의 설명도 있다. <임상재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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