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월드컵 공식 넥타이 디자인한 김혜숙 교수

중앙일보

입력

"우리의 전통 이미지를 살려 월드컵의 축제 분위기를 표현하려 했어요."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공식 승인 넥타이.스카프를 디자인한 김애숙(金愛淑.42)호남대 교수는 16일 "한국의 디자인 실력을 세계에 뽐낼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 지난 1년간 이 일에만 매달렸다"고 말했다.

金교수는 광주 중소업체인 시대 크리스털과 함께 넥타이(1백20종)와 스카프(40종)를 만들어 그 중 일부를 최근 선보였다. 그는 디자인 작업을 세 가지로 나눴다. 축구의 역동적인 선에다 상모(象毛).태극.색동 등 우리 전통 이미지를 결합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 국내 월드컵 개최 도시 10곳의 특징을 최대한 살렸다. 지역에 따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서울).갈매기(부산).사과(대구).컴퓨터(대전).배(인천).빛(광주).공업단지(울산).수원성(수원).부채(전주).돌하르방(제주) 등의 이미지를 살린 것.

金교수는 "너무 작품성을 따지다 보면 일반인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심사 규정이 까다로워 수십차례나 수정했다. 하지만 FIFA 관계자들은 "일본 넥타이가 단순한 데 비해 한국 것은 나라의 특성을 다양하게 잘 나타냈다"고 극찬해 보람을 느끼게 했다.

이화여대 산업미술대학원을 나온 金교수는 1991년부터 호남대에 재직 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