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앞길에 험산준로|「대 인물」없어 괴로운 민중「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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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중당은 선거 태세를 정돈하기 위해 번민하고 있다. 빠르면 3월, 늦어도 5월 이전에는 대통령후보를 지명, 「이미지·메이킹」에 들어설 방침이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그에 따른 당의 새 체제를 갖추기 위한「코스」는 순탄치 못하다.
당 간부들은 대통령후보나 당수 문제에는 입을 다문다. 『아직은 신중한 검토단계』(고흥문 의원의 말)라는 것. 민중당의 선거전략은 강경파 신당인 신한당의 짜임새를 저울질하며 진행되고 있다. 민중당 당헌은 5월에 전당대회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당 간부들은 선지명 대회를 구상하고 있다.
이 조기 지명론은 신한당이 3월 중순 창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지명을 한다는 것 때문이다. 전당대회를 열 수 있는 준비는 3월중에 끝내도록 당무회의가 결정했다. 지난 2월초 중앙당 부차장들은 전국 지구당의 실태조사를 위해 지방으로 내려갔다. 이들이 조사한 것은 강경파의 이탈 상태, 다음 총선거에서의 각 지구 유력 후보, 민중당 공천 희망자의 기반 및 재산상태, 민중당의 온건노선에 대한 평가 및 당 수뇌진에 대한 여론조사였다.
당무회의는 이 조사를 토대로 미결 당 지구 및 위원장 탈당지구의 조직책을 2월말까지 선정키로 하고 그 선정 기준을 만들었다. 당무회의는 2월20일까지 각 시도지부 임시기구를 짜고 2월28일까지 조직책을 임명, 3월말까지 지구당 결당 및 개편대회, 4월초 각 시도지부 결성이란 시간표를 짜놓고 있는 것이다. 민중당은 선 지명대회라고는 하나 대통령 후보지명은 당수 문제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대통령 후보로는 허정·박순천·유진산씨 등이 떠올라 있다. 허정씨 지명은 오래 전부터 거의 상식인 것처럼 굳어 있었고 이상철·태완선씨 등 민주계와 권중돈씨 등 민정계 일부가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허정씨가 윤보선씨와 야당의 대표후보를 경쟁하는데는 적격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인사들이 늘어났다. 민주계주류 일부는 윤씨와의 경쟁에는 박순천씨가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정계 일부는 유진산씨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경합은 당수문제로까지 연장되고 있다.
박순천씨 파는『박씨를 대통령 후보로, 유진산씨를 당수로 하는 것이 민주·민정계 양립의 당 실정에 알맞다』는 것. 그러나 이런 구상은 당 중견들의 공론일 뿐 수뇌 층은 입을 닫고 있다. 최근 당내 실력자중에서 3월중 임시전당 대회를 열어 허정씨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고 비어있는 1석의 최고위원에 유진산씨를 선출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현 단계로서는 민중당은 대통령후보에 허정씨, 대표 최고위원에 박순천씨, 최고위원에 유진산씨로 하여 67년도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가능하다면 허정씨가 대중연설에 서투르다는 약점을 보완하는 박력있는 인물을 국무총리로 사전지명, 「러닝 메이트」로 선거전에 내보낼 것도 고려하고 있다.
어쨌든 곧 각파 중진들의 막후협상이 시작되고 그 귀결이 나는 대로 지명대회 시일이 공식기구에서 정해질 것이다.
이같은 지명들 둘러싼 암중 모색과는 달리 선거 조직과 당원 훈련은 진행되고 있다. 당 훈련원은 각 지구당에서 1명씩을 선발, 1개월 동안 훈련시킬 계획을 짰으며 청년국은 월2회의 교양강좌로 청년 당원들로 하여금 정책야당을 설명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어쨌든 5월까지 선거태세가 정돈되면 지방유세에 들어간다.
이 유세에서는 극한투쟁을 오도된 지도 노선으로 단정한 민중당의 방향전환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민중당의 가장 큰 고민은 67년도 선거가 공화당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신한당과 대표 야당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당과의 대결에 민중당은 온건론을 정립하고 분열한 책임의 소재를 따질 계획이며 대통령 후보가 확정된 뒤 야당의 단일 대통령 후보 협상제의도 고려하고 있다. 공화당과의 대결에서는 역시 남은 1년의 원내전략이 서전이 되는 셈이다. 어쨌든 민중당은 6월부터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고 이 때문에 선거분위기는 이해 후반부터 무르익기 시작할 것이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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