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탄 자민당, 단독 과반의석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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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 제1야당 자민당의 정권 탈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6일 치러지는 총선(중의원 선거)을 이틀 앞둔 14일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의 압승이 확실하며, 중의원은 1강체제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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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0석이 걸린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과반(241석)을 훌쩍 넘는 안정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朝日)신문 조사에선 자민당이 285석 안팎을 차지하고, 연립정권을 함께 꾸릴 게 확실한 공명당을 합치면 300석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조사 결과도 별 차이가 없다. 중의원의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절대안정 다수의석(269석)을 자민당 단독으로 넘기는 기세다. 중의원이 해산되기 전 자민당의 기존 의석은 118석에 불과했다.

 북한이 로켓을 쏘고 중국과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이 증폭되는 것도 극우정치인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이끄는 자민당의 선전에 플러스가 되고 있다. 압승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자민당은 정권 인수 작업에 일찌감치 돌입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아베 총재가 총리 취임 직후 정부 각 성(省)에 새 예산 편성을 요구할 것이며, 2013년도 예산은 공공사업비 증가 등 아베색 짙은 내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의 측근들은 미국 방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 조정까지 시작했다.

 반면 3년여 만에 정권을 내놓아야 할 처지에 몰린 집권 민주당은 초상집이다. 일본 언론들은 민주당이 해산 전 의석 230석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는 70~80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정조회장 등 간판 스타들이 접전지역을 누비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특히 간 나오토(菅直人·도쿄 18구) 전 총리와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니가타 5구) 문부과학상이 지역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거물 정치인들의 운명도 풍전등화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太?) 전 도쿄도지사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 등 극우 2인방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46석 안팎이 예상된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지역구 선거에서의 부진으로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막바지 유세전을 이끌고 있는 이시하라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망언을 쏟아내며 우익표 흡수작전을 펴고 있다. 그는 13일 연설에서 “유색인종으론 유일하게 일본인들만이 근대 국가를 세웠다”며 “일본인의 지혜와 노력 때문이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을 근대 국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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