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숙명 프라이드’ 프로그램 시행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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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숙명여대를 구성원이 행복한 대학, 사회를 정의롭게 하는 대학,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지난 9월 제18대 총장으로 취임한 황선혜 총장은 앞으로 4년간 그려나갈 숙명여대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외형중심의 거시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황 총장은 “소통하는 총장, 투명한 총장, 일하는 총장으로 가장 낮은 자리에서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황 총장은 취임 100일을 맞은 포부로 “황실 여성사학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토대로 숙명여대만의 차별화된 ‘숙명 프라이드’ 프로그램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민족 최초의 여성 사학이라는 역사성은 반드시 끌어안고 가야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황 총장은 이른바 ‘숙명 글로벌 베스트’와 ‘숙명 로열 레지던스’를 약속했다.

‘숙명 글로벌 베스트’는 숙명여대가 추진하게 될 글로벌 전략으로, 모든 국제교류를 추진함에 있어 황실 여성사학의 위상에 맞도록 최고를 추구하겠다는 뜻이다. 황 총장은 “국가별 최고의 명문대학들과 자매결연을 확대하고, 학생 간 교류를 넘어 교수들의 인적, 지적 자원 교류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국제기구 및 NGO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제기금을 유치하고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여성교육의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황 총장이 구상하는 ‘숙명 로열 레지던스’는 학생들이 적어도 한 학기씩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황실 여성사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세우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황 총장은 “외국의 많은 명문대학들이 레지덴셜 칼리지 형식으로 신입생들에게 학교의 정체성을 가르친다”며 “숙명여대도 앞으로 기숙사 생활을 통해 숙명의 창학 이념인 ‘여성 교육을 통한 구국’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대형연구사업을 유치하면서 특성화된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도 한층 공고히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황 총장은 “2005년부터 여성질환연구센터(SRC)사업을 유치해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세포운명조절연구센터(MRC)사업에도 선정됐다”며 “2013년도에 새로 시작할 R&D와 인재양성사업에도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은 끊임없는 소통에 있다. 지난 9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황 총장은 그동안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다양한 학내외 구성원들을 만났다. “밤 늦은 시간 불 켜진 연구실, 실습실 등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면 생각지도 못한 방문에 다소 놀라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금세 편하게 대화가 이어지게 되죠. 여기서 얻는 의견들은 향후 4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 나가는데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숙명여대 동문이자 선배인 황 총장은 이상적인 후배상, 인재상에 대해서도 밝혔다. 황 총장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아시아·아프리카 개발도상국으로 학생들을 진출시키고, 현장 중심 교육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혜 총장=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72학번)를 나와 미국 시펜스버그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각각 석사(영문학)·박사(교육언어학) 학위를 받았다. 91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로 부임해 국제어학교육센터장·학생처장·특수대학원장·문과대학장 등을 거쳐 지난 9월 총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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