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다리며 판 벌렸는데 … 결국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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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은 3일 오후 6시30분 서울 광화문에서 토크 콘서트를 마련했다.

콘서트는 진보정의당 심상정 전 대선 후보와 유시민 전 의원을 비롯해 조국 서울대 교수, 안씨와 가까운 배우 김여진씨 등 민주당 바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행사였다. 당초 문 후보 측이 대형 토크 콘서트를 마련한 건 안씨가 해단식 이후 곧바로 지원 유세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그러나 이 기대는 무산됐다. 안씨는 이날 해단식 이후 앞으로 문 후보에 대한 추가 지원 활동을 할 것인지,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안씨가 다시 칩거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자 안씨의 유민영 대변인이 해명성 브리핑에 나섰다.

 그는 “안 전 후보는 백의종군해 정권교체 기여하겠다는 뜻을 표현하고, 지지자들에게 야권 단일후보로서 문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한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문 후보를) 도울지도 조만간 구체적으로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변인의 전언대로 안씨가 선거전에 뛰어든다면 개인 자격으로 전국을 돌며 시장 유세, 방송 찬조연설, 기자회견 등을 통해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민주당 유세장에서 지지연설도 가능하다. 다만 집회에 의한 선거운동은 금지한다는 조항에 따라 안씨가 강점을 보이는 강연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날 해단식도 ‘집회’로 간주돼 선거관리위원회가 캠프 관계자들에게 “해단식이 선거법 101조, 103조 3항에 이르는 집회나 연설회에 이르지 않도록 유의하시기 바란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안씨의 발언 톤으로 볼 때 안씨가 민주당 유세장에 직접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선관위는 문자메시지에서 “해단식 전후에 통상의 기자회견 방식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등이 가능함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으나 안씨는 이런 방법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안씨 측근은 “이제 공식 석상에 다시 나온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지지 유세를 할 것”이라며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후보를 양보한 뒤 줄곧 잠행하거나 편지 한 장 달랑 갖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안씨의 발언을 들어 “강연을 하되 직접적인 지지 호소는 빼고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식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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