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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동의 국제경제의 현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944년 「브레턴·우즈」협정이 체결된 이후 전후의 새 국제경제기구로서 등장한 동 기구의 연차총회는 동서문제가 남북문제로 전이된 지난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국제경제의 현황을 반영하여 미·영과 기타제국간의 역관계에 조용한 재조정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논의의 최대의 촛점은 국제무역증가에 비례하는 결제수단의 증가와 또한 최근의 선·후진국간의 수직적 국제분업을 위한, 남북간의 경협 문제를 둘러싼 금융수단의 보강문제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어느 것도 대단히 어렵다.
해결의 방도를 일별한다면 금가를 인상한다거나, 미국이 불화의 위신을 실추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세계에 불화를 공급 균형되게 한다거나, IMF자체의 증자를 한다거나 현재와 같은 고정 환 시세제를 완화하여 변동환시세 밑에서 국제수지의 보다 자동적인 조정을 통하여 금·외화준비의 부담을 덜게 하거나 IMF를 세계 중앙은행화하고 금·외화준비를 이에 집중하여 신 국제 통화제도를 창출한다든지, 또는 철저한 금본위제에 복귀시킨다든지, 더욱 극단적으로는 금과 상관없는 신 국제 통화제를 제정하는 등 여러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현실에 있어서는 가장 온건한 방법으로 25%의 IMF증자와 IDA증자정도로 하여 당분간 관망의 태세를 가질 것 같으며 또 그런 정도의 개선으로써도 현 단계에서는 별로 큰 지장이 없으리라고 본다.
오히려 우리들이 주목하여야 할 점은 이 기구의 원만한 기능에 관한 평가이다. 이것이야말로 장래의 국제경제의 동향을 기본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초창기부터 배태한 IMF체제의 모순은 각국통화를 금과 결부시키고 1「온스」당 35불로 금가를 고정시켜 놓았으므로 결제수단으로서의 유통성이 적고, 둘째로는 금융수단이 불화·방화·금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제무역의 결제수단으로나 국제금융수단으로서는 퍽 군색한 기능을 최초부터 내포하고 있었다.
특히 1930년대 이후의 불화의 감가도를 낮게 평가하더라도 현재의 금가는 1온스 당 75불내지 백 불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것은 당연히 불화의 평가절하를 강요하므로 단행하기 어려운 문제다.
우리는 연차총회의 문제를 통틀어서 서구의 통화가 가치를 회복함에 따라서 불화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된 반면에 미국의 국제수지의 적자가 불화 불안을 심화시키고 미국경제의 영향력이 저하에 대한 조정의 문제라고 본다.
미국은 IMF증자에 의하여 불화의 발언권의 회복을 바라고 있으며 서구는 구주공동체의 역량의 재인식을 요구하고 미국의 금융조절을 환기하고 있다. 이러한 이해를 달리하는 교섭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중요한 교섭에서 후진국의 이해가 아직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사태의 진전을 거듭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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