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론 견제하자" 국민당, 중국과 손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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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만의 야당인 국민당이 56년 만에 중국 공산당과 손을 맞잡았다. 대만 독립론자인 천수이볜(陳水扁)에 맞서기 위해서다. 국민당의 장빙쿤(江丙坤) 부주석은 28일 30여 명의 당 대표단을 이끌고 닷새간의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국민당의 고위 인사가 중국을 찾은 것은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이 1949년 중국 대륙에서 축출된 뒤 처음이다. 국민당 대표단은 이날 오후 광저우(廣州)에서 황화화(黃華華) 광둥(廣東)성 성장의 융숭한 환영을 받았다. 29일엔 '황화강(黃花崗) 72 열사 묘지'를 방문한다. 30일에는 베이징(北京)에서 중국의 고위급 인사와 회담할 계획이다. 베이징(北京) 당국이 높은 수준의 의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나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이 직접 면담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대만 독립세력을 겨냥해 만든 '반분열 국가법'으로 중국.대만 대치가 격화하는 시점에서 국민당은 중국과의 대화 노선을 택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양안(중국.대만) 타협론으로 천 정권의 대만 독립론을 누르려는 것이다. 타이베이(臺北)에선 지난 26일 천 총통과 민진당.대단련의 주도 아래 100만 명이 반중 시위를 했다.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은 6월께 방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 간부.입법원 의원이 망라된 이번 대표단에는 롄 주석의 비서실장이 끼여 있다.

일각에선 "국민당이 천 총통을 무력화하기 위해 공산당과 제3차 국공(國共)합작에 나선 것과 같다"고 말한다.롄 주석은 총통 선거에서 두 차례나 천 총통에게 패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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