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박물관 부지 줄게 국가기관 청사 다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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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구시 동구와 수성구를 잇는 동대구로(5㎞)는 대구의 관문이다. KTX 동대구역을 빠져 나와 남쪽으로 이어지는 간선도로(왕복 10차로)다. 동대구로 주변에는 상공회의소, 무역회관, 증권사·은행·보험사, 병·의원 등이 늘어서 있다. 또 법원·검찰청·방송국·신문사도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동대구역에서 1㎞쯤 떨어진 곳에 대구경북지역본부세관이 있다. 하지만 다음달 중순이면 빈 건물이 된다. 달서구에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가 생겨 그곳으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대구의 특별지방행정기관 이전이 잇따르면서 대구시가 이들 기관의 청사 확보에 나섰다. 도심 노른자위에 위치해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대구지방보훈청·대구지방국세청·대구경북지역본부세관·대구지방환경청 등 9개 특별지방행정기관은 다음달 말까지 합동청사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전 기관의 직원은 모두 687명이다. 합동청사는 달서구 대곡동에 지하 3층·지상 9층 규모로 행정안전부가 1000억원을 들여 건립했다.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대구시내에 산재한 국가지방행정기관을 한 곳에 모은 것이다.

 시가 관심을 갖는 기관은 국세청·보훈청·세관·환경청 등 네 곳이다. 시내에 골고루 분산돼 주민을 위한 시설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 대구시 소유인 수성구 황금동의 국립대구박물관 부지(9만8600㎡)와 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해당 기관을 설득해 땅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늦어도 내년 2월까지 교환 협상을 마칠 방침이다. 확보한 청사에는 건설본부 등 시의 부서가 입주하거나 시민 편의시설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대구지방병무청·징병검사장·대구기상대도 교환 대상에 넣었다. 이들 기관이 내년 중 동구 혁신도시와 동촌유원지로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는 곧 이들 기관과 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협상에 어려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국세청이 현 청사를 북대구세무서 건물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워서다.

 대구시 남석모 회계과장은 “대구박물관이 들어설 때 부지를 국가에 넘기지 않은 데다 마침 정부대구합동청사가 생겨 땅을 맞바꾸기로 한 것”이라며 “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지방행정기관=특정한 중앙행정기관에 소속된 지방행정조직으로 관할 구역 내에서 소속 기관의 행정사무를 처리한다. 지방의 업무지만 전국적 통일성이나 전문성이 요구돼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설치한다. 국세청·병무청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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