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고민…추락하는 비아그라 어쩌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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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제약사 화이자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화이자는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 격인 비아그라를 판매하고 있다.

비아그라는 지난 1999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13년간 줄곳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비아그라의 주성분(실데나필) 특허가 풀리면서 매출이 반토막났다. 이를 위해 화이자는 기존 알약형태의 제형을 필름형으로 바꾸거나 법정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비아그라 변신은 무죄…필름형 비아그라 탄생하나?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서울제약과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제약은 비아그라를 물 없이 녹여먹는 필름형태로 만든 ‘불티스구강붕해정’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허가받았다.

화이자는 서울제약으로부터 공급받은 필름형 비아그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에서는 서울제약이 필름형 비아그라를 독점 생산해 화이자에 공급하면, 제품 매출에 따른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름형 비아그라는 두께 0.1~0.2㎜ 필름 형태로 제조된 약이다. 입에 넣으면 혀에서 녹도록 만들어져 물과 함께 복용하는 알약보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은 서울제약, 씨티씨바이오, SK케미칼 등 3곳에 불과하다. 특히 화이자가 서울제약을 선택한 이유는 기술력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씨티씨바이오의 경우 필름형 제품이 50㎎ 한 종류 뿐이지만, 서울제약은 50㎎와 100㎎ 두 종류를 생산하고 있다. 고함량 제품일수록 난이도가 높다. 여기다 화이자는 100㎎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케미칼은 다른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어, 화이자가 따로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가장 적합한 업체로는 서울제약뿐이라는 분석이다.

복제약에 당황한 화이자 '허둥지둥'

화이자가 적극적으로 시장 방어에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매출이다. 그동안 비아그라는 여러 종류의 발기부전치료제가 시판됐어도 매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복제약 제품이 나오자마자 빠른 속도로 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잠식당했다.


의약품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지난 8월 화이자 비아그라의 원외처방조제액은 11억 원이다. 특허만료전인 지난 4월 20억 7000만원과 비교해 47% 줄었다. 대신 복제약 시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8월 비아그라 오리지널과 복제약의 전체 조제액은 25억 6000만원으로 전체 발기부전치료제의 43%를 차지했다. 복제약이 출시되기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그만큼 화이자의 매출타격이 심하다는 의미다.

이후 화이자는 비아그라 복제약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한미약품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미약품이 비아그라 고유 디자인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한미약품은 저렴한 가격, 다양한 용량, 강력한 영업력을 무기로 비아그라 복제약 시장의 90%를 점유했다. 실제 한미약품 비아그라 복제약(팔팔정) 약값은 50㎎ 2500원 선으로 복제약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 같은용량 비아그라 약값 1만3000원과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화이자가 필름형 비아그라로 빼앗긴 매출을 다시 찾아오면서 세계 시장에도 이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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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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