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타이거 우즈 프로 전향 5주년

중앙일보

입력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5. 미국)가 28일(한국시간) 프로 전향 5년째를 맞았다.

5년전인 96년 8월 28일 우즈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IMG의 베브 노우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그레이트밀워키오픈 대회본부에 전화를 걸어 "우즈는 오늘부터 프로골프선수"라고 통보했다.

'골프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우즈는 "정말 오래전 일인 것 같다"면서 "불과 5년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미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해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던 우즈가 프로선수로 데뷔전을 치르기 위해 밀워키의 브라운디어파크골프장에서 나타났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이키 상표 투성이의 '우스꽝스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나이키 상표 일색'의 이 젊은 골프 선수는 곧 미국 뿐 아니라 세계를 골프 열풍에 휩싸이도록 만든 마술사로 돌변했다.

불과 5년만에 우즈는 자신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시켰고 자신 뿐 아니라 골프를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시켜놓았다.

IMG 골프담당이사 앨리스테어 존슨은 "우즈는 세계 골프팬들에게 전혀 새로운 충격을 안겨줬다"면서 "한마디로 가장 강력한 골프 전도사"라고 말했다.

우즈가 대회 초청료로 받는 돈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최근에는 줄잡아 200만달러에 이르렀지만 우즈에 대한 개런티가 많아질수록 골프 관련 산업 전체가 활기를 띠는 '우즈 효과'를 누리고 있다.

우즈가 프로가 된 뒤 골프중계방송 시청률은 크게 높아졌고 우즈가 출전하는 대회는 다른 대회의 2배나 됐다.

CBS 스포츠담당 사장을 지낸 닐 필슨은 "우즈는 골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면서 "우즈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나이키가 5년전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도 않은 우즈에게 무려 4천만달러의 천문학적 액수의 계약금을 지급하자 경악했던 사람들은 지난해 1억2천500만달러에 재계약을 맺었을 때 "그럴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스콧 호크는 "그때 나는 나이키가 미쳤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나이키가 우즈에게 돈을 더 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PGA 투어에서 우즈가 5년간 거둔 성적을 요약하면 이런 엄청난 부와 명예가 당연하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우즈가 5년간 올린 29승은 2위 데이비드 듀발(13승)보다 2배나 많다.

우즈는 PGA 투어 대회 가운데 27%를 석권했다.

컷오프 탈락은 5년간 단 한번 뿐이었다.

52년만에 6연속 우승을 일궈냈고 52라운드를 연속해서 오버파 성적을 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출전했던 모든 대회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는 "사실 타이거의 기량은 지난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다"면서 "앞으로 타이거가 자신의 재능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아무도 그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애커런<미 오하이오주>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