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우리말 제대로 알고 씁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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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솨요, 오토 소개" (어서오세요, 먼저 소개 부탁합니다) , "자판이 뽀사지도록 방가" (대단히 반갑습니다) , 잼없떠(재미없어) …. 인터넷상의 국어 변용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문법 파괴.단어 축약.마구잡이식 외국어 혼용 등이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이런 은어가 사이버 세계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생활언어로 굳어가고 있는 것이다.

#2 서울 명동이나 압구정동의 거리를 걸으면 그곳이 어딘지 놀랄 때가 있다. 영어.불어.스페인어 등 각국의 언어가 간판 곳곳에 눈에 띈다. 이 와중에 뜻을 알 수 없는 국적불명의 단어들도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BS가 오는 29일부터 '우리말 우리글' (수요일 오후 8시30분) '바나나를 탄 끼끼' (금요일 오후 4시25분) 등 각각 성인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어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우리 말과 글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프로들이다.

'우리말…' 은 국어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21세기 우리 말과 글의 지향점을 진단한다. 소장파 학자인 한재영 한신대(국문학과) 교수가 첫번째 진행자로 출연해 30분씩 26회를 진행한다.

한글은 과연 과학적일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문화와 언어와의 관계, 올바른 표기법, 잊혀져 가는 속담과 방언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친척간 호칭.화법.언어 예절 등 실생활에 유용한 내용도 담는다.

한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구사하는 어휘의 수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단어가 있었구나'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일상에서 살려 쓸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소개할 계획이다. 올바른 통신 언어, 남북간 통일 언어의 과제 등 시사적인 주제도 포함됐다.

한편 '바나나…' 는 취학 전 아이들에게 한글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 주기 위한 10분 짜리 한글교육 프로다. 주인공인 원숭이 '끼끼' 가 바나나를 요술봉처럼 부려 보트.비행기.글자 등으로 자유자재로 바꾼다. 이 변신 과정을 통해 단어의 뜻이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상세히 설명된다.

'우리말…' 의 김지연 PD는 "정보를 단순히 나열하거나 용법상의 오류만 잡는데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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