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군사위 주석도 이양 이번 당대회서 완전히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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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사진 오른쪽) 중국 국가부주석 중심의 국가 지도부 교체를 사흘 앞두고 후진타오(胡錦濤·왼쪽) 국가주석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 유지 문제가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후 주석이 당초 예상과 달리 당 총서기직과 함께 군사위 주석직도 시 부주석에게 넘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당 대회 폐막 다음 날인 15일 제18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어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총서기와 군사위 주석을 선출한다.

 보도에 따르면 후 주석은 10년 만의 국가 지도부 교체를 깨끗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 특히 그는 2002년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당 총서기직과 국가주석직을 내놓고도 2년 동안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해 당 내외에서 비난을 받았다는 사실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당시 당내 민주인사들은 장 전 주석이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한 권력 이양 로드맵을 위반하고 당의 평화로운 권력교체 시스템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고 장 전 주석은 이 같은 비난에 밀려 2년 뒤 군사위 주석직을 후 주석에게 넘겨줬다. 소식통들은 “이미지를 중시한 후 주석은 장 전 주석의 전례를 따를 경우 논란이 일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을 알고 있어 완전한 은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군 관련 인사에서 팡펑후이(房峰輝·61) 총참모장과 인사권을 행사하는 총정치부 주임에 임명된 장양(張陽·61) 광저우(廣州) 군구 정치위원 등 후 주석 측근 장성들이 대거 군 요직에 배치됐다. 또 오랫동안 후 주석의 비서로 일해온 천스쥐(陳世炬)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이 중앙 군사위원회 판공청 주임에 내정됐다. 이 때문에 로이터통신은 후 주석이 최소한 2년 동안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분석했었다.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규정상 연령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제18차 당 대회 이후 군사위 주석직을 2기(10년)로 제한하는 규정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사위 주석은 인민해방군에 대한 통수권을 갖기 때문에 총서기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며 군사위 주석직을 놓지 않았고 덩샤오핑(鄧小平)은 군사위 주석직 한 개 직위로 최고 실권자로 군림했다.

 베이징의 한 정보소식통은 12일 “이번 지도부 교체는 막판 순간까지 권력 계파 간 변수가 많아 15일까지 지켜봐야 하며 설사 후 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내놓는다 해도 이미 측근들이 군 요직에 들어가 있어 시 부주석이 군권을 완전히 장악하기는 쉽지 않아 (후 주석과의) 제한된 권력분점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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