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골프] 비거리 걱정되면 스트롱 그립을...

중앙일보

입력

미국 PGA 투어에서 우승하려면 숏게임 실력 뿐 아니라 장타력도 갖춰야 한다.

PGA 토너먼트의 통계 자료를 보면 드라이버 비거리가 평균 2백60야드에 못 미치면서도 우승한 선수가 20년 전인 1981년에는 18명이나 됐었다. 그러나 87년 13명, 92년 8명, 97년 3명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드라이버는 감나무 재질에 스틸 샤프트 위주여서 장타와 단타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첨단 소재가 보편화된 요즘은 드라이버 샷을 2백60야드 이상 날리지 못하면 우승 경쟁의 대열에 끼기 어렵게 됐다.

주말 골퍼들이 80대 스코어를 꾸준히 유지하려면 파4홀에서 파를 노릴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드라이버를 평균 2백20야드 이상은 날려야 한다.

비거리로 고민하는 분들은 스트롱 그립을 써볼만하다. 스트롱 그립이란 그립을 강하게 잡는 것이 아니고 양 손을 오른쪽으로 약간 돌려 잡는 것을 말한다. 이런 모양으로 그립을 잡으면 그립을 잡은 손에 강력한 느낌이 오기 때문에 스트롱 그립이라 한다.

이 그립은 임팩트가 좋아지는데다 공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약간 휘어지는 드로 구질이 돼 페어 웨이에 낙하한 뒤에도 많이 굴러간다.

프로 선수 중엔 미국의 장타자인 존 댈리, 림프종 암을 이겨낸 폴 에징어 선수가 대표적이다. 또 버디를 잡을 때마다 칼 싸움 시늉으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시니어 장타자 치치 로드리게스와 LPGA투어의 많은 여자프로 선수들이 스트롱 그립을 선호하고 있다.

이 그립은 거울 앞에 서 보면 쉽게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왼손 장갑의 상표가 위에서 보일 만큼 왼손 등을 비스듬히 하늘로 향하게 하고, 오른 손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이뤄지는 V자 타입의 끝 부분이 오른쪽 어깨를 향하는 모양을 이뤘을 때 스트롱 그립이 된다. 특히 장년.여성 골퍼들에게 이 그립을 권장하고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