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미숙아…정신적·경제적 부담 이중고 호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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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37주 미만 출생 미숙아)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부모는 만삭아 부모에 비해 자녀 출산의지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른둥이 출산과 양육으로 정신적·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신생아학회는 11일 세계 미숙아의 날(11월 17일)을 맞아 이른둥이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 미국, 일본 등 19개국에서 1949명의 미숙아 부모 대상으로 진행된 본 글로벌 서베이이다.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른둥이를 둔 엄마 10명 중 4명(44%)은 앞으로 자녀를 더 낳지 않을 것으라고 응답했다. 이는 같은 답변을 한 전세계 이른둥이 엄마 응답 평균은 35%보다 높은 수치다.

스트레스도 훨씬 컸다. 이른둥이 엄마는 만삭아 엄마보다 이른둥이 출산으로 3배 이상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경험했다. 실제 국내 이른둥이 엄마 47%가 이른둥이 출산 후 죄책감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만삭아 엄마 13%가 그렇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양육과 관련한 불안감도 높았다. 이른둥이 엄마의 87%는 이른둥이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63%는 자녀 생존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했다. 구체적으로 장기적인 합병증(73%), 신체적(70%), 감정적(67%), 지적(63%) 발달 장애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문제는 심각한 저출산으로 사회문제시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른둥이 출생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총 출생아수는 1993년 71만5826명에서 지난해 47만1265명으로 34%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37주 미만 이른둥이 출생률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생아학회 조사통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출생체중 2500g 이하의 저체중 출생아 수는 1993년에 1만8532명에서 2011년 2만4647명으로 33% 증가했다. 총 출생아 중 차지하는 비중은 1993년 2.6%에서 2011년에는 5.2%로 그 비율이 두 배로 늘어났다.

이중에서도 출생체중 1500g 이하의 극소 저체중 출생아는 1993년도 929명이었던데 비해 2011년도 현재 2935명으로 무려 216%가 증가했다. 전체 총 출생아 중 차지하는 비율도 0.13%에서 0.62%로 약 5배 늘었다. 이 같은 저체중 출생아·이른둥이 출산 증가는 산모의 노령화와 불임의 증가, 인공임신술의 증가로 인한 조산, 다태아의 증가 등이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신생아학회 배종우 회장(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은 “면역체계 발달이 더딘 이른둥이는 호흡기 감염을 비롯해 미숙아망막증, 뇌출혈 등에 여러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면서 “이른둥이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차단해 건강하게 키우도록 사회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이른둥이 엄마의 85%는 일하는 시간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해 업무시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치는 만삭아 엄마 52%, 전세계 이른둥이 엄마 74%보다 높은 수치다.

경제적인 지원도 필요했다. 이른둥이 출산으로 인해 추가 자녀 보육비(63%)와 추가적인 치료약제비(60%), 추가적 입원 및 내원비(57%) 등이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른둥이 엄마들 47%가 출산 휴가를 초과하는 결근을 경제적 부담이 되는 것으로 답해 23%에 그친 만삭아 엄마와 차이를 보였다.

이 외에도 이른둥이 관련 정보와 퇴원 시 자료가 각각 70%로 높았다. 감정적·정신적 지원 및 상담/조언 서비스와 관련해 이른둥이 엄마 60%는 해당 서비스 및 지원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아름다운재단 김미경 상임이사는 “이른둥이 자녀의 건강문제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양육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며 “저출산 시대 이른둥이 출산과 양육문제를 한 가정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글로벌 이른둥이 부모 인식 조사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애보트 후원으로 시장조사 기관 P/S/L 리서치(P/S/L Research)가 유럽, 미국, 한국, 일본을 포함, 19개국에서 올 6월부터 8월 중 시행했다. 이번연구는 이른둥이 부모(568명), 만삭아산모(600명), 임산부(592명)를 포함, 응답자 1,949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른둥이를둔 아빠(189명)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삭아 엄마(30명), 이른둥이 엄마(30명), 이른둥이 아빠(3명), 예비엄마(28명) 등 총 91명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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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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