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빅3 … 누가 패네타 교체 땐 플로니 첫 여성 국방장관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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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당선된 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행정부와 백악관을 구별한 ‘투 트랙’ 인사를 선보였다.

 백악관에는 시카고 사단을 중심으로 자신의 측근 그룹을 배치했다. 반면 행정부에는 민주당의 전직 관료, 특히 클린턴 사단으로 불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람을 중용했다. 행정부에서 일한 경험을 지닌 인재풀이 엷은 오바마 나름의 실용 인사였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인사 스타일도 이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연말로 시한이 다가온 재정적자 감축안을 처리하기 위해 의회와의 타협이 절실한 오바마로선 초당적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자리가 제한돼 있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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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기 인선의 최대 관심사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거취다. 클린턴은 오바마 1기 행정부 인사의 백미였다. 클린턴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대선이 끝난 뒤 연말께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나 쉬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리비아 벵가지 주재 영사관 피습사건이 터진 뒤 공화당을 중심으로 의회에는 조사팀이 구성됐다.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주무장관인 클린턴의 명예졸업 여부가 달려 있다. 클린턴은 국무부 내에 자체 감사팀까지 만들 만큼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의회 조사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당분간 더 자리에 남을 수 있다는 의사도 얼마 전 내비쳤다. 하지만 대체적인 전망은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는 있어도 퇴진 자체는 되돌릴 수 없다는 쪽이다.

 클린턴이 그만둘 경우 후임으론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수전 라이스 주유엔 대사 등이 우선 꼽힌다. TV토론 때 롬니의 대역을 맡은 케리 위원장의 경우 4년 전에도 국무장관 후보에 올랐었다. 민주당 내에선 여성 국무장관이라는 연속성을 들어 오바마가 라이스를 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 외교 전문 포린폴리시(FP)가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수립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꼽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도 물망에 오른다. 일각에선 초당적인 인물로 공화당의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을 거론하기도 한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에 대해선 유임설과 교체설이 엇갈린다. 교체될 경우엔 재선캠프에서 외교안보정책을 담당한 미셸 플로니 전 국방부 차관이 유력하다. 미 역사상 첫 여성 국방장관이라는 상징성에다 행정 경험과 이론을 겸비해 오바마의 신임이 두텁다고 한다.

 경제관료로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교체가 초읽기다. 2009년에 임명된 가이트너는 오래전에 이미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후임으론 제이컵 루 백악관 비서실장,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어스킨 볼스 등 두 비서실장 출신이 거론된다. 루는 백악관 참모들이 주로 추천하고 있고 볼스는 중립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원로그룹이 지지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플링크 최고경영자(CEO), 로저 올트먼 전 재무부 차관, 진 스펄링 국가경제회의(NEC) 의장, 닐 월린 재무부 부장관, 라엘 브레이너드 재무부 차관 등도 후보군에 올라 있다.

 안 덩컨 교육장관,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장관, 에릭 홀더 법무장관 등의 경우 특별한 교체 사유가 없는 데다 오바마의 신임이 두터워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임기가 2014년 1월에 끝난다. 1년 뒤 경제 상황을 봐서 4년 더 연임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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