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내렸더니 한달 반 만에 120가구 팔렸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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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청약 접수를 받아 지정된 계약기간에 분양을 마치지 못한 아파트를 미분양 단지라고 한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미분양만큼 골치 아픈 일도 없다.

공사는 진행되는데 이에 따른 자금 회수가 안되기 때문이다. 준공일이 다가올수록 미분양 단지는 천덕꾸러기가 된다. 특히 준공 후에도 미분양이 남아 있는 단지는 악성 미분양 단지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빈 집으로 남아 있는 미분양물량에 대한 자금 부담이 커지는 데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이미지 손상까지 입기 때문이다.

최근 한화건설은 앓던 이가 빠지며 싱글벙글이다. 2년여간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단지가 순식간에 임자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은 2010년 5월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에 죽전 보정역 꿈에그린을 분양했다.

전용 101㎡(펜트하우스 180㎡) 379가구인 중대형 단지다. 순위 내에서 미달된 이 아파트는 최근까지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 경기가 침체한 데다 중형 단지인 탓이다. 가구당 평균 5억5000만원의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다소 비쌌다.

2년간 자금부담 없이 살 수 있어

그런데 9월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9월 중순부터 입주가 시작된 10월 말까지 전체 가구의 30%가 넘는 120여 가구가 팔려 계약률이 90%로 치솟았다.

비결이 뭘까. 우선 9·10 대책 약발이 작용했다는 평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양도소득세를 5년간 100%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 혜택이 그간 계약을 망설이던 대기 수요자를 움직이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분양가 할인 등 다양한 혜택으로 자금 부담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건설은 분양가를 최초 분양가에서 12~15.9% 낮췄다.

평균 1억원 정도 싸져 가구당 4억6000만~4억7000만원에 분양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계약금 3000만원 정액제, 입주 후 2년간 대출이자 지원(분양가 60%), 발코니 확장·시스템 에어컨 설치 무료 등의 혜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인근 낡은 아파트를 팔면 추가 자금을 들이지 않고 분양 받을 수 있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홍보도 한몫 거들었다. 한화건설이 분양가 인하 등의 금융 혜택을 내놓은 것은 올해 중반이다. 하지만 그간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고 견본주택 방문객을 중심으로 알리다가 9월 이후 신문·온라인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하면서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셋값이 또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라는 점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정액제, 입주 후 2년간 대출이자 지원 등으로 1억3000여 만원이면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근의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 전셋값은 2억원 정도다.

주변 전셋값도 안되는 수준에 2년간 자금 부담 없이 새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커진 것 같다”며 “올해 안에 무난하게 분양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분양문의 154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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