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선거날 친구들과 농구…이유 알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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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쏟아 부은 돈은 모두 60억 달러(연방선관위 추산, 약 6조5500억원)에 달한다. 그 60억 달러의 경기가 심판의 결정만 남겨둔 채 끝났다.

 선거 전날인 5일(현지시간) 오바마는 위스콘신·오하이오·아이오와주를 끝으로 선거운동을 끝냈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는 “다시 또 변화”였다. 위스콘신 매디슨에서 열린 유세에서 그는 “내 흰 머리가 변화를 위해 내가 어떻게 싸웠는지를 보여준다”며 “나와 함께 다시 일하고 싶다면 (친구의)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걸고, 투표해 달라”고 외쳤다.

 롬니는 버지니아·플로리다·오하이오·뉴햄프셔주를 돌았다. 그의 메시지도 “변화”였다. “내일 우리는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발걸음을 뗄 것이다. 확신을 갖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하자. 내일은 미국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시작의 날이다.”

 오바마는 5일로 모든 유세를 끝내고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선거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롬니 캠프는 당초 계획을 바꿔 선거일인 6일에도 유세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롬니는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않고 펜실베이니아와 초경합주 오하이오를 방문하기로 했다.

 최종 선택을 기다리는 심경을 두 후보는 미식축구 경기에 비유해 설명했다. 오바마는 고향팀인 시카고 베어스에 빗대 “우리는 수비에 강하다. 수퍼보울을 여러 차례 차지한 비결도 수비”라고 했다. 반면 올해 수퍼보울에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팬인 롬니는 “공격, 또 공격만이 승리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특히 두 후보는 징크스를 깨기 위한 몸부림에서도 양보가 없었다. 오바마는 선거 당일인 6일 시카고에서 친구들과 농구경기를 하기로 했다. 2008년 뉴햄프셔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농구를 하지 않는 바람에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에게 패해 생긴 징크스라고 한다. 롬니는 6일 오후 자신이 주지사를 지내고 처음 선거 캠프를 차렸던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는 행사에 참석한다. 시작했던 곳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게 롬니의 생각이라고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

 선거일 직전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여전히 팽팽했다. CNN은 5일 전국 지지율 조사 결과 오바마가 49%, 롬니가 48%로 오차범위 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말 롬니가 오바마를 50% 대 45%, 5%포인트 차로 앞선다고 했던 갤럽은 이날 48% 대 47%로 두 후보 간 격차가 1%포인트 차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당락을 결정하는 선거인단 수 확보 경쟁에선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6~7곳 중 오바마가 앞서는 곳이 많아 오바마가 롬니보다 유리하다고 여론조사 기관들은 예상했다.

 각 당 지지자들의 조기투표 결과도 승패를 예측하는 바로미터 중 하나다. 아이오와의 경우 민주당 투표자가 공화당보다 10%포인트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는 4년 전인 2008년 당시의 18%포인트 차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통적으로 조기투표율이 높은 민주당으로선 충분히 격차를 벌려놓아야 하는 조바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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