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운드 보직변경 `바람'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마운드에 투수들의 보직변경 `바람'이 거세다.

후반기에 접어든 8개 구단이 너도나도 마무리와 선발을 보강, 마운드를 든든하게 함으로써 한국시리즈로 가는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전략이다.

투수 보직변경의 선두 주자는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삼성. 삼성은 27세이브포인트를 올린 리베라가 전반기 후반부터 허리 통증으로 제몫을 다하지 못하자 리베라를 퇴출시키고 그 자리에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던 김진웅을 배치했다.

갈베스와 임창용, 노장진, 배영수 등 선발진이 풍부한 삼성은 김진웅을 마무리로 첫 투입한 21일 롯데전에서 승리, 보직변경이 일단 성공했다.

팀 순위 3위인 두산도 어깨 부상으로 등판이 어려워진 박명환을 지난 15일 1군엔트리에서 제외시키고 잠시 선발을 맡았던 진필중을 마무리로 컴백시켰다.

6월 중순까지 소방수로 활약하던 진필중은 번번히 경기에 불을 지른 뒤 선발로 전환됐으나 이번에 마무리로 복귀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갖게 됐다.

중위권 선두로 4위에 마크된 해태는 마무리를 전담하던 오봉옥을 선발로 돌리는 보직변경을 단행했다.

최근 용병 투수 레스 젠슨의 영입과 함께 오봉옥을 선발로 내세워 최상덕, 박진철이 간신히 버텨주던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5위 한화도 오른쪽 어깨 근육 부상으로 전반기 후반부터 출장하지 못하던 용병 워렌을 빼는 대신 선발의 핵을 담당하던 송진우에게 마무리의 중책을 맡겼으며 꼴찌 롯데도 성적이 부진한 강상수 대신 박석진을 소방수로 적극 활용하면서 중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마운드를 새롭게 재편중인 이들 투수가 후반기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팀 성적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구원부문 1, 2위를 달리던 리베라와 위재영(현대.21세이브포인트)이 중도탈락한 올 시즌 구원왕 타이틀의 주인공도 가려질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