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단일화 표심’ 시험조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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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통합당의 ‘전략 싱크탱크(think tank)’ 민주정책연구원이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층을 제외한 단일화 경쟁 조사 ▶대선 실제 예상 투표율을 적용한 단일화 경쟁 조사를 내부적으로 실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두 가지 모두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선 실시하지 않는, 실제 선거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방식이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연구원의 6차 보고서는 지난 13~14일 유권자 1000명(유선전화 515명, 휴대전화 485명)을 조사한 것으로 단순 지지도 조사에선 안 후보(38.2%)와 문 후보(38.0%)가 초박빙이었다. 그러나 예상 투표율을 적용한 조사에선 문 후보가 38.7%로, 안 후보 37.0%를 근소하게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연구원은 최근 총선 등의 전국 선거를 토대로 연령마다 다르게 투표율을 산정해냈다. 20대 56.5%, 30대 67.4%, 40대 76.3%, 50대 83.7%, 60세 이상 78.7%로 투표율을 정한 뒤 이 비율에 따라 가중치를 둬서 다시 계산한 게 예상 투표율을 적용한 방식이다. 안 후보의 기반인 20~30대 투표율을 낮출 경우 문 후보가 유리해진 것이다.

 연구원은 여기에 ‘박근혜 후보 고정지지층’을 제외한 조사도 했다. 박 후보 지지층이 이른바 박 후보에게 부담스러운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설문에 참여한 뒤 ‘약한 후보’를 고르는 이른바 ‘역선택’을 배제한 조사다. 그 결과는 문 후보(40.0%)보다 안 후보(50.5%)가 10%포인트 앞섰다. 야당 지지층과 무당파만의 조사에선 안 후보가 경쟁력을 보인 셈이다.

 연구원은 지지도 조사와 구분해 ‘적합도’ 조사도 병행했다. 적합도는 후보의 자질과 호감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척도다.

 적합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41.7%를 얻어 문 후보(36.5%)를 앞섰다. 연구원은 적합도 조사에서도 예상 투표율을 적용한 조사(안 40.9%, 문 37.1%)와 박 후보 지지층을 제외한 조사(안 52.2%, 문 34.7%)를 실시했다. 지지도 조사와 달리 적합도에선 어떤 방식이든 큰 격차로 문 후보가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이 연구원의 5차 조사(10월 6~7일)에 비해 안 후보는 4.1%포인트 상승하고, 문 후보는 8.9%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보고서는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문 후보가 뒤처진 이유 중 하나를 ‘노무현 전 대통령 북방한계선(NLL) 발언 진위 논란’으로 꼽았다. “NLL에 대한 문 후보의 발언이 친노 세력은 결집시켰으나, 대통령감·자질에 대한 적합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야권 지지층과 보수층뿐만 아니라 참여정부 비토층의 이탈까지 가져왔다”고 봤다.

 연구원은 안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기 45일 전부터 이 같은 조사를 해왔다. 야권 단일화 승부에 대비해 온 셈이다.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소’에 해당하는 연구원의 원장은 변재일 의원이며, 이사장은 이해찬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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