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에서 에도까지 수백년 이어진 길 … 유네스코 유산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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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조선통신사 일행을 환영하는 에도 시민. 1748년 그림. 일본 고베시립박물관 소장. [중앙포토]

‘발트의 길(Baltic Way)’은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거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까지 678㎞에 걸쳐 이어진 길이다. 1989년 8월 23일 발트 3국의 시민 100만여 명이 이 길을 따라 인간띠를 만들고 자유와 평화를 외쳤다.

 이 시위는 이후 3국이 소련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2000년대 들어 3국은 당시의 기록물을 모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했고, 2009년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을 받는다.

 한국과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이 발트의 길 사례를 적극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르깃 심 에스토니아 유네스코 위원회 부총장은 19일 오후 1시 부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는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트의 길’ 유네스코 등재 과정과 의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임진왜란 이후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일본에 파견된 조선통신사는 동북아 지역질서의 안정과 양국의 상호 이해에 크게 기여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나카오 히로시 교토 조형예술대 교수는 조선통신사의 평화정신이 미래에도 전승돼야 할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밝히고,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나서야 함을 강조한다. 이어 노재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한일간 협력체계 구축방안을 제안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세계기록유산, 세계문화유산(자연/문화/혼합형), 인류무형문화유산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조선통신사를 과연 어떤 분야의 유산으로 등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도다 가쓰요시 도모노우라 조선통신사연구회 대표와 허경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양국이 보유한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과 연구실적 등을 소개하며 세계기록유산으로의 등재 가능성을 점친다.

  일본 내 조선통신사 바닷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이코모스(ICOMOS) 실행위원회와 히로시마현은 내년 2월 일본에서 같은 주제의 심포지엄을 열 예정이다. 051-66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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