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PO] 1년 만이오, 우리가 웃을 거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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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롯데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1년 만에 재대결한다. 이만수 SK 감독(오른쪽)과 양승호 롯데 감독이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 앞서 손을 맞잡으며 명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지난해 플레이오프 이후 1년 만의 리턴 매치. 준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리로 분위기를 탄 롯데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SK가 16일부터 다시 한 번 맞붙는다.

 이만수(54) SK 감독과 양승호(52) 롯데 감독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5판 3선승제) 미디어데이에서 한 해 전 기억을 떠올리며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롯데와 같이하게 됐다. 선수들이 만반의 준비를 다한 만큼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SK 야구를 보여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 뼈아프게 사무친 게 있기에 올해는 선수들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반대로 SK가 기다리고 롯데가 승리를 거두며 올라온 상황이다. 그만큼 선수들의 관심도 롯데의 상승세에 쏠려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려 낸 롯데 황재균(25)은 “올해는 선수들이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하기에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K 이호준(36)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전력으로 1루까지 뛰는 롯데 타자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경계했다.

 양팀은 각각 김광현(24)과 유먼(33) 두 왼손투수를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김광현의 1차전 선발은 다소 의외였다. 올 시즌 8승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평소 보여 줬던 ‘에이스’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김광현이 지난해보다 올해 더 좋은 상태다. 기대를 걸고 있다”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당초 1선발이 유력했던 ‘10승 투수’ 윤희상(27)은 2차전에 등판한다.

 반면 유먼은 올 시즌 13승(7패)을 거두며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제 몫을 다 했다.

인천=정종훈 기자

담당기자의 편파 예상평

중앙일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박철순(두산)과 김용철(롯데), 두 레전드의 편파 관전평으로 야구를 보는 신선한 시각을 전해 드렸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SK·롯데와 올 시즌을 동고동락한 담당기자들의 편파 관전평으로 또 다른 재미를 전달해 드립니다.

승리에 익숙한 SK, 공수 모두 앞서

하남직 기자

SK는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팀이다. 더구나 상대는 선발진이 무너진 롯데다. 정규시즌에서 롯데가 앞섰다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상승세를 탔다고? 상대팀에 대한 평가에 후한 이만수 SK 감독마저 “수비는 우리가 월등히 앞선다”고 했다. 정말 누가 봐도 SK가 앞서는 부분만 꼽았다. 선발과 불펜, 타선 모두 롯데는 SK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SK는 김광현·윤희상·송은범·마리오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다. 채병용이 불펜으로 가면서 박희수·정우람도 부담을 덜었다. SK 타선은 ‘꼭 필요한 점수’를 뽑는 데 능숙하다. 그리고 SK에는 롯데가 1992년 이후 한 번도 품지 못한 ‘가을야구 DNA’가 있다.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의 한마디는 상대에게 공포심까지 안긴다. “이길 거란 생각은 안 해요. 질 거란 생각도 안 하죠. ‘오프시즌’이잖아요. 그냥 즐기면 됩니다. 실제로 즐겁고요.”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솔직히 다들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대결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롯데는 ‘스파링 파트너’일 뿐이다.

나는 SK편이다(하남직 기자)

분위기 타면 아무도 못 말리는 롯데

유병민 기자

더 이상 지난해의 롯데가 아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제압하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징크스’는 모두 깨졌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누구도 못 말리는 팀이 롯데다.

 롯데는 올 시즌 SK에 10승9패로 앞섰다.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SK에 2승3패로 졌던 아픈 경험이 올 시즌 약이 됐다.

손아섭은 “한 번은 당했지만 두 번은 당하지 않는다. 올 시즌 SK는 우리가 알고 있던 이전 SK와 다르다. 우리가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건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반드시 이긴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출신 용덕한 덕을 봤다. 이젠 정대현 차례다. 올 시즌 SK에서 롯데로 이적한 정대현은 양승호 감독이 추구하는 ‘지키는 야구’의 핵심이다. 그가 등판하면 롯데 선수들은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SK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솔직히 다들 ‘이제는 지겹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팬들은 새로운 가을의 주인공을 원한다. 바로 롯데다.

나는 롯데편이다(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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