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성공 교훈 삼아 기업들 새 IT 활용법 찾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다르코 렐릭

“기업들은 ‘강남스타일’의 성공을 교훈 삼아 새로운 정보기술(IT)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IT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의 다르코 렐릭(55) 수석부사장 겸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이런 말을 했다.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다. 한국 고객들을 만나러 온 그는 인터뷰에서 “IT를 통해 자신의 콘텐트를 세계인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한 게 싸이가 성공한 요인 중 하나”라며 “기업가는 여기서 회사의 정책이나 기술을 직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3위 시멘트 생산업체인 멕시코 시멕스를 사례로 들었다. 시멕스는 해외 생산공장에 원료 배합비율과 방법을 문서로 전달하는 대신 시연 동영상을 만들어 해외 각국 직원들과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 결과 과거 배합 방법을 문서화해 각국 언어로 번역할 때보다 비용도 줄고 생산성도 향상됐다. 렐릭 부사장은 “기업이 정보기술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직원들의 트위터나 메신저 등 SNS를 차단하는 행위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다”며 “이제 회사 내 의사 결정자들은 전략 또는 회사의 가치를 직원들에게 ‘어떻게’ 전달했을 때 가장 영향력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시장과 교감하라’고 조언했다. 민첩하게 시장 상황에 반응하며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렐릭 부사장은 “대기업이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자신들이 똑똑하다고 생각하고선 시장과 동떨어진 혁신을 거듭하는 것”이라며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시장과 잘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렐릭 부사장은 또 앞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알맞게 응용하고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적용하는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SNS·사진·동영상 등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다양한 정보를 어떻게 응용해 통찰력 있는 결과로 제품에 반응하느냐가 다음 시장을 선도할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업계에서 기능을 놓고 벌이는 하드웨어 싸움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말도 했다. 소비자들은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담기만을 원할 뿐 이것저것 모든 기능을 한곳에 넣은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지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