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데려가고 기업 견학시켜 주고 … “꿈 주는 게 진짜 봉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범죄예방자원봉사상 대상을 받은 이경숙(53·사진) 범죄예방위원 창원지역협의회 소년선도분과 총무는 “불우 청소년에게 ‘딸 둘 가진 엄마의 마음으로 다가가자’는 마음으로 지금껏 봉사해온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부터 범방위원으로 활동했다. 딸이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다가 불우 청소년들의 삶을 접한 게 계기였다. 불우청소년 한 명, 한 명이 내 자식 같았다고 한다. 자연히 엄마의 마음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

 “경남 진해에서 가출해 전남 순천까지 도망간 여고생을 다방에서 찾아 온 적도 있습니다. 부모 품으로 돌려보낸 뒤에도 불안해서 한 달 동안 매일 학교에 갔는지 전화로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당당히 취업을 해서 잘 지내고 있다니 딸 하나 더 잘 키워낸 셈이죠.”

 이 총무가 불우청소년 선도에서 강조하는 건 ‘눈높이 봉사’다. “고쳐보겠다” “가르치겠다”는 시각에서 접근하지 말고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봉사하자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봉사 이력엔 소년·소녀가장과 공룡엑스포 관람(2006년), 불우 청소년과 국립중앙박물관 견학(2006년), 소년·소녀가장과 농촌체험(2007년),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과 대기업 견학(2012년) 같은 체험형 활동이 많다. 그는 “가르치고 타이르고 돈을 쥐여주는 것만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고 말했다.

 최근엔 성인 출소자를 돕는 데도 관심을 쏟고 있다. 올 6월부터 경남 지역 출소자와 자매결연을 하고 상담·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엔 두려웠지만 청소년들을 상담하다 보니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범죄는 순간의 잘못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