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샘프라스, 힘겹게 32강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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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의 조짐인가'

'잔디 코트의 황제' 피트 샘프라스(미국)가 고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한 반면 미국 테니스의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앤디 로딕(18)은 시드선수를 누르고 32강이 겨루는 3회전에 올랐다.

톱시드 샘프라스는 2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론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121만달러) 남자단식 2회전에서 세계 256위 배리 코원(영국)과 풀세트 접전을 펼쳐 3-2(6-3 6-2 6-7 4-6 6-3)로 신승했다.

통산 63개의 타이틀을 거머쥔 샘프라스는 단 한번도 우승 경험이 없는 코원의 강한 서비스와 발리에 고전을 면치 못해 하마터면 윔블던 최다승(8승)과 연속 우승타이(5연패) 기록 도전이 허무하게 중단될 뻔 했다.

1.2세트를 가볍게 따냈지만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잃고 4세트까지 내주며 지옥 문턱까지 갔다온 샘프라스는 "그의 랭킹은 중요치 않다. 잔디코트에서 그의 서비스와 경기 운영은 생각보다 대단했다"고 말했다.

또 샘프라스는 "하마터면 세기의 이변으로 기록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샘프라스와 앤드리 애거시(미국)의 대를 이을 선수로 평가되는 10대 소년 로딕은 강한 서비스와 빠른 몸놀림을 바탕으로 11번시드 토마스 요한손(스웨덴)을 3-1(7-6 6-1 4-6 7-6)로 물리쳐 팬들의 많은 격려를 받았다.

이번이 첫 출전임에도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마음껏 기량을 발휘한 로딕은 "처음 코트에 들어섰을 때는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면서 "이곳은 마치 링글리필드나 펜웨이파크처럼 장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US오픈 챔피언인 4번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은 세트 스코어 1-1로 동점을 이룬 3세트에서 대니얼 네스토어(캐나다)가 경기를 포기, 행운의 기권승을 거두고 3회전에 올랐다.

여자단식 2회전에서는 4번시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가 프란체스카 시아보네(이탈리아)를 2-0(6-3 6-1)으로 간단히 제압하고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또 '흑진주 자매'의 동생인 5번시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11개의 서비스에이스를 퍼부으며 바바라 리트너(독일)를 55분만에 2-0(6-4 6-0)으로 완파하고 32강에 진입했다.

8번시드 유스티네 헤닌(벨기에)은 세계랭킹 125위의 크리스티 보게르트(네덜란드)에 1세트를 내주는 등 고전 끝에 2-1(5-7 7-5 6-2)로 역전승했다.

이 밖에 남자단식 8번시드 후안 카를롤스 페레로(스페인)도 제이슨 스톨텐버그(호주)를 어렵게 3-2로 따돌렸고 13번시드 아르노 클레망과 여자단식 15번시드 상드린 테스튀드(이상 프랑스)도 무사히 2회전을 통과했다.(윔블던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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