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 이문제] 마창대교 진입도로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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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만을 가로 질러 마산~창원을 잇는 마창대교의 창원쪽 진입도로 노선을 놓고 주민과 경남도가 마찰을 빚고 있다.

창원시 귀산동 갯마을 주민들은 도로가 마을 곁을 지나도록 설계돼 소음.매연 등을 일으킨다며 마을에서 더 떨어지도록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는 노선을 바꾸면 터널을 뚫어야하고 터널 입구와 요금소가 가까워 교통사고 위험이 많다며 반대하고 있다.

◆ 주민 요구=계획노선은 마을과 불과 18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주민들은 도로가 개통되면 소음과 매연, 진동이 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금보다 50m 더 먼 230m쯤 띄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설계대로 진입도로를 개설할 경우 산지를 절개, 자연환경 파괴가 우려되는만큼 노선을 북쪽으로 50m쯤 후퇴시켜 터널로 건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주민공청회때 이같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환경영향평가서의 소음측정도 잘못됐다고 지적한다.환경영향평가서는 개통 첫해인 2008년 갯마을은 낮 56.3 데시빌(dB), 밤 52.4dB로 낮이 밤보다 시끄러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서북쪽이 산으로 둘러싸인 협곡이어서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바람이 산자락을 따라 아래쪽으로 불기 때문에 밤 소음이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공장이 도로에서 보이면 곤란하다는 방위산업체 D중공업의 입장이 반영돼 노선이 결정됐다"며 "환경영향 평가를 다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경남도 입장=노선을 바꾸면 길이 200m쯤 되는 터널을 뚫어야 하므로 문제점이 많다는 입장이다. 계획 노선은 터널 입구 주변에 인터체인지와 요금소가 세워지도록 돼 있다.

도는 터널과 인터체인지가 거리가 가까워 터널을 빠져 나온 운전자들이 눈이 부시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요금소에 정체가 생길 경우 터널까지 밀리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사고 위험도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공사가 착공돼 7%의 공정을 보이고 있고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 마창대교=5874억원이 투입되는 공사로 마산시 현동과 창원시 양곡동을 잇는다.구간은 10.47㎞로 지난해 4월 착공해 2008년 6월 완공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프랑스 브이그사가 50%씩 출자한 ㈜마창대교가 2648억원을 투자해 왕복 4차로인 길이 1.7㎞의 대교를 건설한다. 양쪽에 8.77㎞의 접속도로가 건설된다.

접속도로 건설에는 국비 3006억원 등 3226억원이 투입된다. 3.19㎞의 마산쪽 접속도로에는 가포IC와 1215m의 가포터널,5.58㎞의 창원쪽 접속도로에는 귀산IC와 귀산터널(350m).양곡터널(1030m)이 건설된다.

도로가 건설되면 체증이 극심한 마산~창원 도심 거리가 16.2㎞ 에서 9.2㎞로 7㎞ 단축된다.

시간도 35분대에서 7분대로 줄어들고 마산.창원 도심 체증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교 소유권은 경남도로 귀속되며, 민자회사가 30년간 승용차 2000원 등의 통행료를 받는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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