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등·하교 때만 교문 열어 … 수업 중엔 교실 문도 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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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핸콕파크 인근의 ‘서드스트리트(3가) 초등학교’는 시내 초등학교 중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이 매년 상위 5% 안에 드는 명문 공립학교다. 유대인 밀집 지역 안에 있어 학부모 교육열이 다른 학교에 비해 높다.

 1993년부터 이 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인 한국계 수지 오(여) 박사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학교에선 학생들의 성적보다 안전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주 서울 계성초교에서 발생한 ‘묻지마 둔기 난동사건’ 관련 질문을 받고서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범인이 담장 공사가 진행 중인 학교의 후문을 통해 몰래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학교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공사 자재나 차량이 들어오면 문을 열어줬다가 반드시 다시 닫도록 하고 있다. 정문이건 후문이건 교문은 아이들이 등·하교 때만 연다. 수업 중에는 반드시 모든 교문을 닫는다. 학교에 들어오는 외부인은 사전 예약을 하도록 하고, 출입용 배지를 달아 내부인이 구분하기 쉽게 하고 있다. 공사 중인 인부들에게도 출입문 단속을 잘하라고 수시로 잔소리를 해야 한다.”

 - 교내에 무단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할 것에 대한 교사들의 대비책은 뭔가.

 “수업 중일 때에도 교실 문을 잠근다. 평소에 외부인이 뒷문을 두드리면 앞문으로 모습을 확인하고, 앞문을 두드리면 뒷문으로 가라고 가르친다. ”

 - 한국에선 경찰이 학교 안까지 들어와 경비를 서는 데 대해 반대 의견이 적지 않다.

 “경찰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운영된다.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지켜줄 책임이 있다. 학교 담당 경찰은 교내를 자유롭게 들어온다. 미국 경찰은 서장이 바뀌면 관내 학교 교장에게 반드시 인사를 하러 가서 협조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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