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달구는 '가치주 열풍'에 전문가들 경고

중앙일보

입력

증시를 달구는 가치주 열풍에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성장은 더디지만 현재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들은 지난달부터 주가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상당수의 가치주들은 이미 가격 메리트를 잃었고 '무늬만 가치주' 들도 많아 거품현상을 빚고 있다" 고 지적했다.

지난 4월10일 이후 지수상승은 가치주와 내수관련주가 주도했다.

이들은 첨단 기술주의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외국인 매수까지 가세했다. 미국 증시에서 첨단 기술주가 죽을 쑤고 전통 가치주들이 각광을 받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은 이 기간 동안 주가가 80% 가량 올랐고 이수화학.한국제지.희성전선 등도 50%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요즘은 재료주와 테마주까지 가치주로 둔갑한다" 면서 "외국인들이 산다는 소문만 들리면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무조건 가치주로 대접받는 경우도 다반사" 라고 말했다.

기업실적을 꼼꼼하게 따져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국순당은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이 관심을 보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30일 5.4%에 머물던 외국인 지분이 지난 15일엔 10.7%까지 오르며 주가가 치솟았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가면서 사흘 만에 외국인 지분이 3.7%대까지 떨어졌고 주가도 급락했다.

최근 주가가 배 가량 급등한 좋은사람들도 가치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의 반짝 매수세로 주가가 오름세를 탔지만 이 회사의 외국인 지분은 1.45%에 불과하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진정한 가치주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자산비율(PBR)을 따져봐야 한다" 며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는 주당순이익(EPS)을 들여다보는 것도 필수적" 이라고 지적했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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