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간 문재인 “난 호남의 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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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7일 광주를 방문해 “(경선에서) 광주·전남이 저를 택해주신 그 순간부터 전 호남의 아들”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주·전남 핵심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은 참여정부의 큰 과오였다. 호남에 상처를 안겨줬고, 참여정부의 개혁 역량을 크게 떨어뜨렸다”며 “그 상처가 지금도 남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제가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남아있는 호남과 비호남, 친노·비노 같은 분열의 프레임을 제가 가장 앞장서서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요직에 호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는 ‘선물’도 미리 준비했다. 광주 출신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을 인재영입위원장에, 신계륜 의원(전남 함평)을 특보단장에 임명했다. 최규성 의원(전북 김제-완주)은 농수축산위원장, 김영록(전남 완도) 의원은 공명선거실천단장을 맡게 됐다. 이날 발표된 위원장·단장급 인사 12명 중 6명이 호남 출신이었다. 한편으론 고 김근태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을 멘토단장에 임명하면서 비노무현계도 배려했다.

 문 후보의 ‘호남 공들이기’는 민주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오히려 안철수 후보보다 지지율이 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광주로 출발하기 전 선대위 회의에서 “안철수 현상과 정치의 변화에 대한 갈망, 국민들의 염원을 풀어 드릴 수 있는 것은 ‘개인 안철수’가 아니라 민주통합당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근은 “호남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경우 안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다”며 “민주통합당 후보만이 당을 쇄신할 수 있고, 당을 중심으로 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득하면 호남의 여론도 문 후보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남행에 앞서 문 후보는 경제분야 원로인사 22명과 만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단점이 안정감과 균형감의 부족”이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제주 해군기지는 보완조치를 전제로 지지하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며 발언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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