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으로 만나는 백남준과 보이스와 케이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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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예술활동을 펼쳤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69)씨와 작가 요셉 보이스(1986년 타계),작곡가 존 케이지(1992년 타계)가 전시장에서 작품으로 다시 만난다.

가나아트센터는 <이코노믹 슈퍼하이웨이><시집온 부처> 등 백씨의 작품 20여점과 <무제> 등 요셉 보이스의 판화 5점, <조작된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 존 케이지의 음악 4곡으로 전시장을 꾸민다.

22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로비에서 계속되는 이번 '백남준, 보이스 그리고 케이지'전은 하나은행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이다.

백씨는 이 두 작가와 미국의 현대무용가 머스 커닝햄과 더불어 수 차례 공동작업을 함으로써 세계적 예술가로 발돋움했다.

독일 출신의 요셉 보이스는 프랑스의 마르셀 뒤샹, 미국의 앤디 워홀과 더불어20세기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거장으로 전통미술에 반기를 들어 현대예술의 지평을 넓혔다.

보이스는 60년대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미술운동 플럭서스를 통해 백씨와 만나공동작업을 하며 그를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로 부각시켰다. 설치, 오브제, 행위예술, 드로잉 등 백씨의 작업세계는 보이스의 그것을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존 케이지 역시 기존의 음악개념을 철저히 거부하는 실험작을 잇따라 내놓아 백씨와 쉽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상상을 뛰어넘는 예술행위로 주목받았던 그는 동양사상의 근간인 주역(周易)과 현대전위음악의 접목을 시도하는 작곡기법을 창안해화제가 되기도 했다.

22일 오후 5시 30분에 열리는 전시 개막행사는 김홍희(쌈지 스페이스 관장)씨의'백남준의 예술세계' 해설과 피아니스트 박은희씨의 존 케이지 작 <4분 33초> 공연으로 진행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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