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인교 '코트의 미아'

중앙일보

입력

파랑새는 어디로 갔을까.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폭발적인 3점슛으로 나래 블루버드(파랑새) 돌풍을 일으켰던 정인교(32)가 코트를 떠날 위기에 몰렸다.

정선수는 5월 말로 명시된 소속팀과의 계약기간 중 재계약에 실패,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6월 말까지 다른 팀과 계약을 못하면 정선수는 프로농구 코트에서 사라져야 한다.

정선수는 "마지막 선수생활을 명예롭게 끝내고 싶다" 며 애타게 다른 구단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른 구단이 정선수와 계약하려면 연봉의 30%와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선수 중 1명을 전 소속팀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조항 탓에 일부 거물급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구단 부르는 값' 에 계약할 수밖에 없다. 구단의 제시액에 반발해 시장에 나오면 무거운 '세금' 때문에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프로농구연맹(KBL)에서 팀간 균등 전력을 위해 만든 제도가 자유계약제도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독소조항이 된 것이다.

코리아 텐더측은 "선수생활이 끝날 위험이 있으니 모험하지 말고 계약하자고 했다. 그러나 정선수가 실력보다 높은 연봉을 고집했다" 고 밝혔다.

정선수는 "연봉 3천만원 삭감을 감수하며 연봉 8천만원을 요구했으나 구단은 7천만원에서 양보하지 않았다. 자유계약제 조항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팀과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면 연봉 8천만원 이상에 나를 데려갈 팀은 많다" 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