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반장이 성폭행" 자매 자살 네티즌 발칵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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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역배우 자매 자살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 성폭행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일고 있다. 26일부터 시작된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재수사 글은 현재 1만2828명의 사람들이 서명했다.

글쓴이는 "저는 이 사건의 피해자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사글을 보고 피의자에 대한 분노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글을 남깁니다.

이 여성들이 우리의 누나, 동생이요. 미래의 어머니이자 누군가의 가족이 될 수 있었습니다"라며 그런 두 자매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한 가정을 파탄 내버린 짐승만도 못한 방송국 드라마 반장 4명에 대한 '무혐의' 처분만 반복한 검찰에 대한 탄원입니다.

녹취록만 봐도 범인임이 명백한데도 일언반구 없이 무혐의 처분만 반복하고 사건 중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협박이 가도록 그냥 놔둔 것에 대해 통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고 썼다.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은 지난 23일 종편채널 JTBC '탐사코드J'에서는 어느 자매의 자살이라는 제목으로 심도있게 다뤘다.

유난히 무더웠던 2004년 여름, 방송 일을 하던 동생은 대학원생 언니에게 재미 삼아 드라마 엑스트라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호기심이 발동한 언니는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엑스트라로 활동했다. 하지만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던 그녀가 단역배우 활동 3개월 만에 달라졌다.

출장에서 돌아온 그녀는 이유 없이 벽을 할퀴고, 거실을 서성거렸다. 극도로 불안해했다. 집안 살림을 부수기도 했고, 이를 말리던 엄마와 동생에겐 평소 입에 담지 않던 욕설까지 늘어놓았다.

결국 가족들은 경찰의 도움으로 큰딸을 정신병원에 데려갔다. 병원 상담 중 딸의 입에선 충격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활동 3개월 동안 4명의 엑스트라 반장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성추행을 가한 반장도 9명에 달했다. 어머니는 딸이 지목한 13명의 반장들을 모두 경찰에 고소했다.

대학 시절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는 큰딸. 그녀는 경찰 진술에서 첫 번째 성폭행을 당한 뒤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무기력해졌다고 했다. 쇼크 상태에 빠진 그녀가 다른 피의자들에겐 오히려 ‘좋은 먹잇감’이 됐다는 것이다. 피의자들은 한결같이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반박했다.

피의자들과의 끝없는 대질신문,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다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던 딸. 건강이 악화한 딸은 스스로 고소를 취하했고 피의자들은 무혐의로 풀려났다. 그 후에도 계속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그녀의 악몽은 지워지지 않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딸의 진료기록을 살펴본 김정일 정신과 전문의는 “성폭행에 따른 충격으로 조울증 등 정신장애가 깊어질 경우 성적으로 문란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회복됐을 때 상처가 더 깊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언니의 자살로 인한 충격으로 동생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그리고 두 자매의 잇단 죽음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도 한 달 후 뇌출혈로 사망했다이처럼 한 가정이 모두 파탄이 났음에도 피의자인 보조출연 반장들은 버젓이 같은 일을 하고 있었으며 "증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질심문 결과 결론은 여자 쪽과 어머니가 꽃뱀인 것으로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자살을 한 사실을 알리자 "상관없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자매의 엄마는 "한 납골당에 세 명의 가족이 한꺼번에 안치되는 경우는 대한민국에 최초라더라"라며 두 딸과 남편이 나란히 안치된 납골당에서 눈물을 흘렸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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