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i Radeon LE Ultra & 64MB DDR 200MHz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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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다. 바로 Radeon LE Ultra의 출생에 관한 내용이다. ATi에서는 Radeon LE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는 정식 제품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요즘은 그 이름만은 내걸고 있다.) 갑자기 난데없이 튀어나온 이 Radeon LE Ultra라는 카드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한번 이 카드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일단 ATi의 Radeon 시리즈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코드명 R100으로 불리는 ATi의 그래픽 프로세서인 Radeon 256은 ATi에서 크게 4가지 제품 형태로 출시하였다. 참고로 여기 나온 것은 ATi의 공식 프로덕트(제품)을 말하는 것이다.

Radeon 32MB DDR

Radeon의 가장 기본적인 제품이 바로 이 Radeon 32MB DDR이다. Radeon의 중급형 모델로 166MHz로 동작하는 Radeon 256 GPU와 함께 166MHz로 동작하는 32MB DDR SDRAM을 사용하는 모델이다. TV-Out을 위한 Theater칩은 포함하지 않는 그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Radeon 32MB SDR

사실 Radeon이 출시될때만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으므로 ATi는 Radeon의 보급형 모델을 기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Radeon 32MB SDR인데 Radeon 32MB DDR과 기본적으로는 동일하지만 메모리를 DDR SDRAM을 사용하여 가격적인 부담을 줄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은 저렴해졌으나 메모리 대역폭이 반으로 떨어져 성능 저하가 있는 모델이다.

Radeon 64MB DDR VIVO

Radeon 시리즈 중에서도 상위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183MHz로 동작하는 Radeon 256 GPU와 183MHz의 속도를 가지는 64MB DDR SDRAM을 사용하여 3D 퍼포먼스를 끌어 올렸다. 또한 Theater 칩을 장착하여 ATi 특유의 VIVO(Video In/Video Out)을 지원한다. ATi의 공식 Radeon 제품군에서는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진다.

All-in-wonder Radeon

ATi하면 떠오르는 것은 All-in-wonder 시리즈일 것인데 TV 튜너를 포함하는 영상 편집 기능을 가지는 통합 멀티미디어 카드이다. 카드의 기본적인 면은 Radeon 32MB DDR과 동일하나 TV 튜너가 포함되어 TV 감상이 가능하며 또한 DVI 기능을 지원하여 DVI를 지원하는 TFT-LCD 디스플레이에서 최고 수준의 화질을 볼 수 있게 된다. S-VHS 타입의 VIVO 기능 또한 지원된다.

이 4가지 기본 카드에 RV100이라는 코드명을 가진 Radeon VE가 있다. 이 카드는 Radeon VE 그래픽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는데 183MHz로 동작하나 파이프라인을 한개 제거하였으며 또한 Radeon 256칩의 핵심 기능인 TCL 유니트를 제거하여 실제적인 3D 성능은 크게 떨어진다. 다만 HydraVision이라는 다중 디스플레이 기능을 지원하는 관계로 업무용으로는 매우 적합한 모습을 보인다.


여기까지가 ATi의 공식적인 제품군이다.(물론 OEM용으로 제작되는 제품의 경우 약간 이 스펙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속도가 낮아지는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갑자기 중국에서 Radeon LE라는 제품이 튀어나온 것이다. 이 제품에 대해 ATi는 일체의 언급을 회피하였는데 ATi도 일체 언급하지 않는 이 제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여기에서 Radeon 256의 생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반도체 칩이라는 것은 생산 과정에서 설계 오류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생산중에 이러한 문제를 수정하여 새로운 칩을 생산한다.(보통 나중에 나오는 칩이 더 높은 수율을 가지는 이유가 바로 이렇게 수정을 계속 거치기 때문이다.) 보통 설계 단계에서 이러한 칩의 오류 검정이 끝나면 칩의 대량 생산이 시작되는데 이 단계에서 Radeon 256의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이 당시 생산 라인을 타던 칩은 리비전 12(12판)의 칩이었다. 그러나 이 칩들에서 설계 문제로 인한 높은 발열량과 그로 인한 게임에서의 백색 반점의 발생이 발생하였고 ATi는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이 칩을 회수하였다.

그러나 이미 생산 과정을 타고 있던 칩이라 생산을 중단했다고 해도 ATi로서는 상당히 많은 Revision 12인 Radeon 256 칩의 재고를 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수량이 적은 편은 아니었기에 ATi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데 사실 이 R12칩의 문제는 동작 속도를 조금 낮추고 Hyper-Z(Z Buffer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ATi의 기술)를 사용하지 않게 만들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므로 이 악성 재고 처리에 대해 골머리를 앓던 ATi는 OEM 업체중 한곳인 캐나다 소재의 Althon Micro와 중국 소재의 AMI Technologies라는 회사에 ATi에서 이 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며 중국 시장에 판매한다는 조건으로 이 R12칩을 매우 싼 값에 넘겨주게 된다. 이 두곳에서는 싸게 공급받은 Radeon 256의 R12칩을 바탕으로 저가형 카드를 만들어 시장에 판매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Radeon LE(Radeon Light Edition)의 시작이다.

이 카드는 150MHz의 약간 낮은 속도로 동작하게 되었으며(열문제도 있지만 속도가 동일하다면 ATi의 오리지널 32MB DDR의 판매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문제가 되었던 Hyper-Z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뺀 나머지 부분은 Radeon 32MB DDR과 거의 같은 카드가 된 것인데 이 카드가 중국 시장 이외의 다른 아시아 시장에도 유통되면서 Radeon의 신화(?)를 일으킨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불량품, 좋게 말하면 초기 생산칩을 이용하여 만든, ATi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서자가 ATi를 구렁텅이에서 구해준 격이 된 것이다. 이번에 리뷰할 Radeon LE Ultra도 이 Radeon LE의 연장선이 된다.

김준연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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