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경영'이 경쟁력을 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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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리모델링 업체인 ㈜끌과 정은 지난해 말부터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4일 근무제를 최근 전 부서로 확대했다.

영업.디자인 인력들은 업무 일정에 맞춰 1주일에 4일동안만 근무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물론 주중에 한번 더 쉰다.

그렇다고 월급이 깎이는 것은 아니다.

조일환 사장은 "리모델링은 디자인 아이디어가 경쟁력이고 시간이 많다고 영업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며 "업무의 집중도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주 4일 근무제를 택했다" 고 설명했다.

조사장은 "주 4일 근무 이후 조직력이 강해지고 회사원들의 소속감이 높아졌다" 고 평가했다.

실제 이달 초 실시한 경부고속도로 휴게소 리모델링 수주전에서 평점 1등으로 공사를 따낸 것도 '주 4일 근무' 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경영체제를 도입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초정밀 커넥터 업체인 ㈜골든콘넥터는 최근 소사장단 회의를 열어 소사장이 완제품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윤여순 사장은 "가전제품.컴퓨터.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특정 커넥터를 소사장들이 자체개발하고 생산라인을 갖추는 데 본사가 지원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7명의 소사장들은 단순 하청에서 벗어나 완제품을 만드는 것에 동감을 표시했고 연말까지 소사장별로 완제품 생산과 개발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尹사장은 "본사와 소사장간의 수직관계에서 벗어나 소사장들이 완제품을 만들면 이들과 연합체를 구성해 공동마케팅 체제를 갖출 계획" 이라고 밝혔다.

전력선 인터넷 통신업체인 젤라인(옛 기인텔레콤)의 이춘용 경영지원팀장은 연간 30억원에 이르는 운영자금을 전결로 처리하고 있다.

회사 씀씀이는 매월 사장에게 구두로 보고하면 그만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영업.개발.관리분야에 팀별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예산.인사.판매전략은 팀이 알아서 짠다.

회사는 실적을 반기별로 따져 승진과 급여에 반영한다. 영업부서는 전력기계 부품별로 영업과 애프터 서비스(AS)를 책임지고 회사 안에서도 판매경쟁을 한다.

개발부서는 팀장의 권한 아래 개발팀을 자유롭게 짜고 예산도 독자적으로 집행한다.

이기원 사장은 "사장만 쳐다보고 일하는 분위기를 바꿔 조직과 권한체계를 대폭 손질했다" 며 "사장은 임직원을 업적으로 평가한다" 고 말했다.

유.무선 영상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업체인 우암닷컴은 회사행사 때 반드시 가족을 참여시킨다. 지난달 어버이날에는 사장이 36명의 임직원 부모에게 편지를 보냈다.

간단한 효도선물과 함께 편지를 보내 "회사가 막 도약하는 작은 벤처기업이나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회사나 임직원 모두가 성장할 수 없다" 며 가족의 지원을 요청했다.

송혜자 사장은 "임직원이 열심히 일하기 위해선 가족과 회사가 하나가 되는 일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y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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