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CDMA휴대폰업체 중 GSM시장 진출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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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CDMA(코드분할다중접속)기반 휴대폰업체들의잇따른 중국 GSM시장 진출의 배경은 무엇일까.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원텔레콤, 팬택 등 중견 CDMA기반 단말기업체들이 최근 거액의 GSM(유럽형이동통신방식)단말기 중국수출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지난해 7월 GSM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맥슨텔레콤[09890]을 인수한 세원텔레콤[36910](대표 홍성범)은 최근 중국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닝보버드사와 GSM 단말기(모델명 SG-2200) 50만대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중국의 Eastcom사와도 동종모델 40만대 수출계약을 맺었다.

세원텔레콤은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Eastcom사에 우선 40만대를 공급하고 내년에는 동종 모델 100만대를 추가로 공급할 방침이다.

모토로라의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파트너인 팬택[25930](대표 박병엽)도지난 달 중국의 닥시안사와 GSM단말기 50만대 수출계약을 맺은데 이어 최근 정보통신업체인 TCL사와도 단말기 50만대(1천30억원 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CDMA기반 휴대폰 중견업체들의 활발한 중국 GSM시장 진출에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63%가량을 차지하는 GSM분야를 외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오는 10월부터 차이나유니콤에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113만회선의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한 삼성전자가 단말기공급을 독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견업체들로서는 GSM분야에 치중할 수 밖에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체들의 중국 GSM시장 진출을 유도하는 다른 요인은 중국이 아직까지 성숙된소비문화가 구축되지 않은 시장이라는 점이다.

중국시장에서 단말기 1대가 현지 고급노동자의 한달치 월급에 맞먹는 고가에 거래되지만 현지 주소비층들은 실용적인 측면보다는 `과시''를 위해 단말기를 신규구입,또는 수시로 교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업계는 전하고 있다.

아날로그 서비스가 처음 도입됐을 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차량용단말기가 불티게 팔렸던 국내의 선례를 떠올리게 하는 이같은 소비문화는 단말기 교체시한이 평균1∼2년인 북미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중국시장이 국내업체들의 구미를 당기는 이유를 적절하게 설명한다.

이와 함께 수요가 거의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시장 및 노키아, 모토롤라 등 외국업체들이 확고히 장악한 북미,유럽시장에 비해 인구 13억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시장은 상당규모의 잠재수요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국내업체들을 유인하는 요인중의 하나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북미나 유럽의 GSM시장은 이미 외국업체의 브랜드이미지나 가격경쟁력 때문에 국내업체의 추가진출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중국 GSM시장 진출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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