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신 펀드종류 유형별 통합 운용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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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투신사에서 판매하는 펀드가 유형별로 통합된다. 펀드 종류가 수백개를 넘고 이름도 비슷한데다 어떻게 운용되는지,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어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현재 9백개가 넘는 수익증권과 각종 펀드를 성장형.안정성장형.인덱스형.코스닥투자형.글로벌펀드형 등 5개 대표상품으로 통합, 운용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대한투신증권은 이와 함께 주식편입 비중을 20~90%로 설정해 펀드별로 특징이 없었던 점을 개선해 성장형은 주식비중을 80%이상, 안정성장형은 30~60%로 정해 이 기준을 철저히 지키기로 했다.

또 코스닥에만 투자하는 코스닥펀드와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글로벌펀드를 만들어 고객의 성향에 따라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펀드는 줄잡아 7천3백여개.

펀드의 천국이라는 미국의 7천8백여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펀드당 운용액수는 1백66억원으로 미국의 1조1천1백15억원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이다.

숫자는 많고 운용자금은 빈약하다 보니 투신사들은 그동안 수십개의 펀드를 한꺼번에 묶어서 운용하거나 펀드별로 수익과 손실을 골고루 분산해 결국 이름만 다를 뿐 수익률은 똑같아 상품별로 특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펀드 매니저들은 "주식이나 채권편입 비율이 조금씩 달라 별개 상품으로 분류됐지만 실제로는 주식형과 채권형 단 두 종류 밖에 없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신상품의 통합과 대형화로 선진국의 뮤추얼펀드처럼 투신사의 수익증권도 규모가 커져 장기적인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펀드매니저들을 팀제로 운용해 소수의 대형펀드를 집중 관리할 수 있어 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들도 펀드가 대형화하면 개방형 뮤추얼펀드처럼 언제든지 가입하고 환매할 수 있는데다 다른 펀드로 쉽게 갈아탈 수 있어 편리하다.

이에 따라 다른 투신사들도 개방형 뮤추얼펀드나 증권사의 랩어카운트와 경쟁하기 위해 펀드 통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그동안 시류에 따라 수시로 펀드를 만들어 판매해 주먹구구식 운용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며 "외국의 뮤추얼펀드처럼 투명하고 장기적인 운용을 할 수 있는 대형펀드가 나올 시점이 됐다" 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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